[비즈한국]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했다. BNK금융은 빈 회장이 재임 기간 경영 안정에 기여했다며 연임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주주들은 자본 효율성 저하와 경영 혁신 부족 등을 지적하며 상반된 평가를 내놓는다. 주주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질 경우 지배구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신뢰 회복이 빈 회장 체제의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논란 이어졌지만…결국 연임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8일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방성빈 부산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 등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끝에 빈 회장이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이 결정이 확정돼 빈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굳어졌다. 빈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며,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이광주 이사회 의장은 “리스크 관리 기조에 기반한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지역 경기 침체와 PF 부실 여파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룹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에 방점을 뒀다”고 빈 회장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연임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선임 절차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곳곳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임추위는 지난 10월 1일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고 후보자 지원서 접수 마감일을 10월 15일로 정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겹쳐 실제 접수기간은 4일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외부 후보자의 지원을 사실상 어렵게 만들었고 현직 회장에게 유리한 구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정감사에서도 ‘깜깜이식’ 절차를 두고 문제가 제기됐다. 10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기 회장 후보를 뽑는 절차를 직원들에게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깜깜이’로 진행했다”며 “지난번 회장 선임에는 두 달 가까운 시간이 걸렸는데, 이번에는 불과 며칠 만에 후보 접수를 마무리했다. 이사회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BNK금융지주 지분 약 3%를 보유한 행동주의 펀드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4일 BNK금융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회장 선임 절차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투명성과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이사회와 임추위를 전면적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라이프자산운용 측은 “현 회장 선임 절차는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해 스스로 정당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경영 성과가 부진했던 현 경영진을 연임시키려는 무리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BNK금융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추위는 “BNK금융그룹의 경영승계 절차는 타 금융지주사와 같이 모범관행에 의한 일정과 기준에 따라 사전에 마련된 원칙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행동주의 주주, 빈대인 경영 성과에 물음표
절차적 논란과 별개로 빈 회장의 경영 성과 자체에 대한 평가 역시 엇갈린다. BNK금융은 실적 지표 개선을 연임의 근거로 제시했지만, 주주들은 그간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연임 결정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다. 성과 부진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3년의 임기를 부여하는 것이 과연 주주가치에 부합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BNK금융은 빈 회장 임기 동안 실적 개선이 뚜렷했다고 평가한다. 2023년 부동산 PF 관련 손실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리스크 관리 강화와 이자 마진 개선을 통해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BNK금융은 지난해 8027억 원의 순이익을 냈고,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은 7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인 8400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주주들의 시선은 다르다. 라이프자산운용은 BNK금융이 보유한 자본 규모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특히 동종 지방금융지주인 JB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자본효율성 지표가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BNK금융의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7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JB금융도 7027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11일 기준 BNK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4조 8547억 원, JB금융지주는 4조 6901억 원으로 사실상 비슷하게 형성돼 있다. 반면 자본총계(자기자본)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2025년 3분기 기준 BNK금융의 자기자본은 10조 7000억 원으로 JB금융지주(5조 8000억 원)보다 두 배 가까이 크다.
라이프자산운용 측은 “JB금융과 BNK금융의 실적을 비교하면 최근 몇 년간 당기순이익과 시가총액이 큰 차이가 없다”며 “BNK금융 자본총계는 JB금융 두 배 수준인데 실적이 비슷하다는 건 BNK금융이 경영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주주로서는 회사가 경영 혁신을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구조로는 경영 혁신이 어렵기에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주들의 문제 제기가 구체화되면서, BNK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주주들과 소통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자본효율성 개선과 선임 절차 논란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빈 회장의 연임 이후 핵심 과제로 꼽힌다. BNK금융 측은 “적극적인 주주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향후 경영계획 및 주주가치 제고 방안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핫클릭]
· [현장] "가상자산 거래 폭증하는데 입법은 제자리" 소비자 보호에 '구멍'
· '수익만 챙기고 먹튀' 산업폐기물 민간 처리 이대로 둘 것인가
· [단독] '사실상 무상 임대' 서울 자가에 관사 사는 시도지사들
· [단독] "작업 못한다고 했는데…" OCI 포항공장 3개월 만에 또 사고
· [단독] ASQ, 큐텐 인맥 중심으로 신선식품 진출…"구영배와 완전 결별했나" 의문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MM 정기 인사…손동한·김영호·박찬우 대표 사장 승진 [시그널]](https://newsimg.sedaily.com/2025/12/11/2H1OUB2QHX_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