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옥스퍼드 사전이 탈진실의 시대로 규정한 지 10년째다. 사실보다는 믿고 싶은 대로 보고 듣는 흐름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독자위원장으로 2년을 지켜보니 경향신문은 감정에 들뜨거나 선정적 보도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하고도 진지한 보도로 저널리즘 가치를 지켰다. 노동, 인권, 환경 등에서 중도 진보적인 관점을 놓치지 않았고 보도나 논조의 일관성도 잘 유지했다. 권력과 자본에 대한 비판과 감시의 끈도 소홀하지 않았다. 이는 기자들이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내부의 집단적 의사결정과 게이트 키핑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사와 칼럼이 그리 복잡하거나 딱딱하지 않아 읽기 쉬운 것도 뛰어난 점이다.
특히 핵심적 의미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편집은 돋보였다. 윤석열 탄핵투표에 불참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5명 명단과 지역구를 함께 보도한 2024년 12월9일자 1면기사와 윤석열 탄핵 결정을 보도한 지난해 4월1일자 1면 기사는 인상적이었다. 시대와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고 핵심과 본질을 압축하여 드러냈다.
그럼에도 경향신문이 더욱 신뢰받는 언론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큰 흐름과 사회적 맥락에서 현실을 진단하고 핵심적 의제를 발굴해주기를 기대한다. 이는 사건 중심의 보도를 넘어서서 사회적 의제를 공론의 마당에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기획 탐사보도에도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드러나거나 주어지는 정보를 중심으로 한 보도로는 시대와 사회를 이끌어가기 어렵다. 탐사취재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이 많이 든다. 하지만 그것이 언론의 영향력과 신뢰를 쌓아가는 길이다.
아울러 기자들의 전문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안목 수준에 따라 같은 정보와 단서에 대해서도 가치와 의미를 찾아내는 통찰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디어 이용행태와 시장 경쟁이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취재방식과 시스템 및 지면 구성방식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합한지를 평가하고 진단하여 내부혁신의 계기를 만드는 것도 시급해보인다. 경향신문의 보도와 칼럼이 사회 공론장을 이끌면서 민주주의의 탄탄한 기반이 되기를 희망한다. 정연우





![[신년사] 정청래 "2차 특검으로 내란 잔재 청산·사법개혁 완수할 것"](https://img.newspim.com/news/2025/12/31/251231204811665_w.jpg)
![[신년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60101/art_17672448216245_815c0e.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