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1호 기소' 삼부토건 재판 시작…"혐의 부인, 공모 안 해"

2025-08-26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1호 기소’ 사건인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재판에서 삼부토건 전 경영진들이 혐의를 부인했다.

삼부토건 경영진 “이득 한 푼도 안 취해…공모도 안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부장 한성진)은 26일 오전 삼부토건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효율적 진행을 위해 쟁점을 미리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다만 이날은 이일준 회장, 이응근 전 대표 모두 직접 법정에 나왔다. 연한 황갈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이 회장은 긴장한 듯 침을 삼키거나 방청석을 거듭 두리번거렸다. 이 전 대표는 검은 정장 차림으로 미동 없이 양손을 모으고 법정을 바라봤다. 이날 법정에는 두 사람의 가족과 지인들이 찾아와 재판을 방청했다.

수사 단계에서부터 혐의를 부인해 온 두 사람은 재판에서도 무죄를 다투겠다고 밝혔다. 이일준 회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인하면서 무죄 취지로 다투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각한 주식은 개인이 아니라 주식회사 디와이디 소유”라며 “삼부토건 주식 매각으로 이득을 취한 것이 단 한푼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응근 전 대표 측은 “특히 공모 부분에 대해서 다퉈야 한다고 본다. 단순히 심부름 역할을 한 이 전 대표가 396억 부당이득에 대한 공동범행을 실행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속도조절 요청…재판부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겠다”

피고인들은 일부 공범들이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며 재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응근 전 대표 측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성옥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는데 아직 소식이 없고, 이기훈 부회장은 도주 중인데 잡히지 않았다. 정창래 전 대표, 신규철 전 경영본부장은 공소 제기가 안 됐다”며 “이들은 언제 공소제기 할 건지 궁금하다. 피의자들은 피의자 신문 내용을 부인할 텐데, 그 경우 (공범 기소 후) 피고인 신문을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사건은 김건희 의혹 수사가 출발점인데 공소 제기에서 그런 결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 의혹을 신속히 해소할 필요도 상당히 떨어진다. 재판 진행의 속도, 증거조사 등을 감안해 조정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고려될 사정들이 있을 것도 같은데, 마냥 기다릴 수는 없고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진행하는 게 맞으니까 (진행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12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잡았다.

이 회장과 이 전 대표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진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으면서도 2023년 5~6월 주가를 띄운 뒤 396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으나 공소사실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 여사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2023년 5월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쓴 내용이 공개되며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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