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파이어볼러와 인간 파이어볼러가 도왔다···LG, KS ‘속도감’을 잡았다

2025-10-29

파이어볼러 한화 마운드 겨냥

빈볼 없는 AI머신 적극 활용

팀내 강속구 투수도 총동원

24일간 장기공백 무색 실전감

올해 가을야구 흐름을 여러 각도에서 통념을 벗어나 있다. 포스트시즌은 대체로 투수전으로 진행된다는 공식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깨졌다. 한국시리즈 들어서도 기다림과 싸워야 하는 정규시즌 우승팀의 최대 난제가 바로 녹아내렸다.

LG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24일간의 공식 경기 공백 끝에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잠실 1차전을 맞았으나 경기 감각에 전혀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다. LG는 한화와 1차전에선 8-2, 2차전에선 13-5로 대승했는데 2경기 팀타율 0.277에 팀OPS가 0.905에 이르렀다. 2경기 홈런 3개에 사사구를 무려 13개나 얻은 결과다.

LG는 올해처럼 정규시즌 1위를 했던 2023년 한국시리즈를 치를 때만 하더라도 감각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2차전 경기 후반 이후에야 실전 흐름을 탔다. 타자들의 감각도 2차전을 거쳐 3차전을 지나며 정상 궤도에 올랐다.

그에 비하면 올해는 실전 분위기로 호흡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LG 내부에서는 아직 시리즈 초반으로 최종 진단을 내리기는 이르다는 시각을 보이면서도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 ‘속도 적응’에 거의 올인한 것이 주효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LG는 자체 청백전으로 실전 4경기만을 치렀다. 공백기를 감안하면 연습경기 횟수는 적은 편이었다. 대신 LG에서는 타자들이 속도감을 익히는 데 모든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1순위 후보이던 한화 주력투수들 공이 대부분 빠른 것도 고려한 프로그램이었다.

LG 타선 재간둥이 신민재는 1차전을 치르면서 “준비 기간 ‘160㎞’ 기계볼을 친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 과연 어떤 방식으로 강속구 대응 스윙을 익힌 것일까.

LG는 세 종류의 ‘피칭 머신’을 쓰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잠실구장 실내훈련장에 2년 전 설치한 ‘알파 피치’라는 것으로 AI 기반으로 구속과 궤적을 만든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은 이름이 다른 AI 기반 피칭 머신을 거의 하나씩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활용 범위는 팀별, 선수별로 차이를 보인다. 이번 가을, LG는 ‘AI 파이어볼러’로 최대 162km 구속까지 나오는 피칭머신을 적극 활용했다.

LG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전에 쓰던 피칭머신에서도 160㎞ 가까운 공이 뿜어져 나온다. 그런데 구속이 붙을수록 제구를 믿을 수 없다. 간간이 빈볼성 공이 날아와 부상 위험성을 극도로 높이는 경우가 있다. 그에 반해 AI 피칭머신은 똑똑하다. 제구까지 비교적 정교하다. 예컨대 트랙맨 데이터에 나오는 한화 우완 문동주이 피칭값을 입력하면 패스트볼과 각종 변화구가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이 된다.

LG는 아울러 사람이 공을 던지는 청백전에서도 ‘속도 적응’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경기를 진행했다. 크게 주전팀과 비주전팀으로 구분한 가운데 주전팀 타자들은 퓨처스리그까지 통틀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을 최대한 상대하도록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깜짝 발탁된 올해 우완 신인으로 최고 155㎞ 패스트볼을 던지는 박시원과 최근 구속 증가로 150㎞ 빠른 공을 던지는 배재준 등 파이어볼러들이 팀내 주력타자들을 상대로 짧은 이닝 동안 집중적으로 빠른 공을 던진 것으로 전해진다.

큰 경기 준비법도 다양화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공식이 새로 쓰이고 있는 올해 가을야구는 내년 이후 여러 구단에 ‘학습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일단 ‘경기 감각’이라는 변수는 조기에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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