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길 전 연평해전 해작사령관 “위기마다 하나 됐던 국민, 오늘의 대한민국 일궈” [2025 신년특집-1945년생 해방둥이의 광복 80년]

2024-12-31

12·3 사태로 인해

일선 장병들의 헌신

왜곡되지 않길 바라

1999년 6월 15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해군 고속정에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해군은 즉각 대응사격에 돌입해 적 어뢰정 1척을 격침하고 경비정 5척에 타격을 입혔다. 당시 해군작전사령관이던 서영길(해사 22기·예비역 중장) 제독은 제1연평해전으로 명명된 이 전투를 진두지휘해 승리로 이끌었다.

전역 후 주호놀룰루 총영사를 지냈고, 현재는 이순신리더십연구회에서 충무공의 리더십을 연구 중인 서 제독은 지난 13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80년의 한국 현대사를 ‘변혁의 시대’로 정리했다. 6·25전쟁을 시작으로 격동기를 겪으면서도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변화와 발전을 지속해왔다는 것이다.

지난 80년간 한국이 거둔 가장 위대한 성취로 ‘자유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비약적 경제발전’을 꼽은 서 제독은 “경제발전 시기 수출입국, 국민소득 1만불, 국민 안보의식 결집 등이 생생히 뇌리에 남아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빠르게 발전한 이유로 ‘국가지도자와 국민의 노력’을 꼽은 서 제독은 “혼란한 시기에도 국가지도자는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교육과 인재양성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국정의 지표로 삼았다”며 “국민들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 모두가 총화된 노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것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현대사의 수많은 사건 중에서 5·16군사정변은 서 제독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서 제독은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충격적인 장면이었고, 진로 선택의 결정적 사건”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이 한 몸 바칠 수 있는 참군인이 되겠다는 마음을 굳혔으며, 이후 해군 장교로 한평생을 살았다”고 설명했다.

해군작전사령관으로서 지휘를 맡았던 제1연평해전,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천안함 장병들이 목숨을 잃은 천안함 피격이 군사적 측면에서 기억에 남는다고 밝힌 서 제독은 최근 군에 대한 시각에 우려를 표시했다. 서 제독은 “최근 군에 대한 인식이 어느 때보다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병의 헌신이 왜곡되지 않기를 노(老)선배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기대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정국이 요동치는 상황에 대해 서 제독은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 제독은 “계파 간의 분열과 갈등을 떠나 국민과 국익을 위해 통합의 노력이 절실하며,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는 소통의 노력과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태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하는 디딤돌이 되는 기회가 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