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김호철 감독과 밀당하는 IBK 세터 천신통

2024-12-29

'호랑이' 김호철 감독과도 '밀당'을 한다. IBK기업은행 세터 천신통(30)이 씩씩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아시아쿼터로 중국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세터 천신통을 선발했다. 천신통은 2012년 데뷔한 뒤 줄곧 중국에서만 뛰었다. 해외리그 무대는 처음이지만 천신통은 V리그에 안착했다.

천신통의 토스는 빠른 편이 아니지만 주포 빅토리아 댄착의 타점을 잘 살려주고 있다. 미들블로커들과의 호흡도 무난했다. 경기마다 기복이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공격수들을 잘 살리고 있다. 지난 27일 화성에서 열린 도로공사전에선 아웃사이드 히터 육서영과 기가 막힌 콤비플레이를 펼쳐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IBK기업은행은 3위 정관장과 나란히 11승 6패, 승점 31점을 기록했다. 세트득실률에서 뒤진 4위지만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격차다.

천신통은 "시작할 때부터 적응하기 바빴다. 하지만 선수와 코치들이 도와줘서 괜찮다"며 "매 경기마다 승리를 하고 싶은 마음에 스트레스를 맣이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도로공사전에서 승리한 뒤 육서영은 "신통 언니에게 때리기 힘든 공을 설명했는데, 오늘은 그런 공이 하나도 오지 않았다"며 활약의 비결을 소개했다. 천신통은 "서영이가 감기에 걸렸는데도 너무 잘 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웃었다.

V리그에서는 외국인 세터를 좀처럼 기용하지 않는다. 남자부는 세르비아 출신 블라도 페트코비치가 유일했고, 여자부에서는 지난해 IBK기업은행에서 뛴 태국 국가대표 출신 폰푼이 최초였고, 천신통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공격수와의 소통이 중요한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신통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한국 드라마를 보기도 했던 그는 빠르게 어지간한 한국말은 척척 알아듣는다. 육서영은 "코트 안에서 급하게 우리가 한국말로 '빨리, 높게'라는 해도 신통 언니가 알아듣는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빅토리아와는 "통역이 없을 땐 영어로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IBK기업은행 사령탑인 김호철 감독은 '호통'으로 유명하다. 작전시간 때 천신통에게 지시할 때도 목소리가 높아질 때가 있다. 하지만 천신통은 대범하게 받아들인다. 그는 "감독님이 감정적으로 올라와서 말할 때도 감정은 빼고, 조언만 받아들인다"고 했다. 가장 많은 지시는 무엇일까. 천신통은 능숙한 한국어로 "여유있게, 정확하게, 천천히"라고 답하며 미소지었다. 김호철 감독도 "천신통이 잘 하고 있다. 다만 가끔 급해질 때가 있어서 그것만 조절하면 괜찮지 않나 싶다"고 했다.

두 사람의 '케미'에 팬들도 즐거워한다. 일부 팬들은 이탈리아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김호철 감독의 친딸 김미나보다 '천신통이 더 김 감독을 닮았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김 감독은 "이야기를 하면 대답을 잘 한다. 가끔 심통을 부리기도 한다"며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다"고 허허 웃었다.

해외에서 신년을 맞이하는 게 처음이라는 천신통은 올해 마지막 경기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3위 정관장과 맞붙기 때문이다. 천신통은 "정관장이 여러 면에서 우수한 팀이다. 세심하게 하나하나 플레이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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