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정점’ 영국 여자축구리그의 생존방식 ‘남자팀에 의존하는 동시에 독립’

2025-02-11

영국 여자축구 최상위 리그 ‘여자 슈퍼리그(WSL)’ 클럽들은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까. BBC는 12일 WSL 클럽들의 주요 수익원과 이들이 이적 시장에서 지출하는 방식에 대해 분석했다.

WSL 클럽들은 ▲경기일 수익 ▲방송 중계권 수익 ▲스폰서 및 상업적 파트너십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 이는 다른 남자팀과 거의 똑같다. 다만 다른 점은 상당수 팀이 소속 남자 클럽으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잉글랜드 여자축구팀은 남자축구팀이 대부분 보유하고 운영하고 있다.

경기일 수익은 입장권 판매, 경기장 내 음식 및 굿즈 판매 등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WSL과 여자 챔피언십(2부리그) 경기 누적 관중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BBC는 “점점 더 많은 경기들이 남자 팀 경기장이 아닌 전용 경기장에서 열리는 추세”라며 “이는 더 많은 상업적 관심을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SL 클럽들은 종종 소속 남자 팀과 같은 스폰서를 공유하지만, 점점 더 독립적인 스폰서십을 확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아스널 여자팀은 마스터카드(Mastercard), 기술 기업 ABBYY, 뷰티 브랜드 일 마키아쥬(Il Makiage) 등과 개별 계약을 맺었다. 리그 차원에서도 WSL은 지난해 9월 바클레이스(Barclays)와 새로운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3년간 4500만 파운드에 달하는 계약으로 이전 계약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방송 중계권 역시 중요한 수익원이다. 지난해 10월 WSL은 BBC와 스카이 스포츠와의 중계권 계약을 2030년까지 연장하며 상당한 재정적 지원을 확보했다. 해당 중계권료는 리그 내 클럽들에게 배분된다.

딜로이트(Deloitte)에서 발표한 ‘풋볼 머니 리그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23-24 시즌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WSL 클럽은 아스널이었다. 아스널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더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경기일 수익이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그 뒤를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가 이었다. 이들은 모두 남자팀과의 연계 수익을 기반으로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

WSL 클럽들은 소속 남자팀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지만, 정확한 지원 금액은 공개되지 않는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이익과 지속 가능성 규정(PSR)’에 따르면, 남자팀이 여자팀에 투자하는 금액은 비용으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재정적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 지원금이 단순한 ‘대출’인지, 혹은 갚을 필요 없는 투자금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

WSL에는 ‘소프트’ 샐러리캡이 존재한다. 클럽 전체 수익 중 최대 40%만 선수 임금으로 지출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게 골자다. 이 수익에는 소속 남자팀 지원금도 포함된다. 남자팀 규모가 클수록 여자팀도 더 많은 돈을 임금으로 지출할 수 있어 구단 간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실제로 2022-23 시즌 기준으로 WSL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네 개 구단(아스널, 첼시,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임금 총액이 리그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첼시는 2023-24 시즌 동안 1115만 파운드의 수익을 올렸고, 대형 선수 영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첼시는 지난 1월 미국 국가대표 수비수 나오미 기르마를 여자축구 사상 최고 이적료인 90만 파운드에 영입했다. 이어 잉글랜드 대표팀 미드필더 키이라 월시를 바르셀로나에서 데려왔다. 앞서 2024년 1월에는 콜롬비아 공격수 마이라 라미레스를 영국 내 최고 이적료인 38만 4000파운드에 영입했다. BBC는 “첼시가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충분한 재정적 여력과 확고한 성장 전략이 있기 때문”이라며 “구단 지분을 매각하려면 구단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적 시장에서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은 구단 가치 상승을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이적료가 발생하는 것은 WSL가 성장하고 시장이 확대된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지나친 격차가 발생할 경우, 리그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BC는 “리그 상위 몇 개 팀만 계속해서 우승하면, 장기적으로 팬들의 관심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스폰서들은 예측 불가능한 경쟁 구도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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