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군 사고 '책임·격려' 통해 함께 쇄신해 나가자

2025-04-26

노승환 예비역 공군 소장(전 공중전투사령관)

軍 국민 신뢰로 존재, 오폭·낙하 중대한 사안

다만 공군 전체에 대한 과도한 비난들은 우려

원인 철저 규명·실질 대책·안전 작동이 급선무

제대로 변화할 수 있는 진정한 격려·신뢰 절실

최근 공군에서 잇따라 발생한 항공기 사고를 지켜보면서 전직 공군 지휘관으로서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안타까움을 느낀다.

경기도 포천 KF-16 전투기 오폭 사고에 이어 KA-1 공중통제공격기 비정상 투하 사고는 분명히 심각한 문제다.

국민 걱정과 우려와 함께 그 속에 담긴 실망감과 불신도 이해가 되고 공감한다.

◆모든 장병 전문성·헌신 비판 안타까워

군(軍)은 국민의 신뢰로 존재하는 조직이다. 최근 사고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최근 언론과 여론의 흐름이 연이은 사고에 대한 건전하고 합리적인 비판의 수준을 넘는 경향이 있다.

공군 전체를 향한 과도한 비난과 질책으로 흐르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연이은 사고로 인해 모든 장병의 전문성과 헌신이 무너진 것처럼 비판한다.

조직 전체 기강이 해이해진 것처럼 단정 짓는 분위기다.

하지만 도를 넘는 비판과 지적, 단정은 오히려 문제 본질을 왜곡하고 해결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

일각에서는 공군 참모총장 거취 문제까지 거론한다.

오폭이라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으니 공군 수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군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국민이 기대하는 지휘관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창군 각오' 훈련체계·관리시스템 다시 짜야

상식적이라면 뒤도 안 돌아보고 사퇴하는 지휘관보다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며 조직이 다시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이끄는 지휘관을 국민은 원한다.

새로운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고 불완전했던 체계를 바로잡은 뒤 조직을 안정시켜 놓는 것이 진정으로 책임지는 자세고 급선무다.

최근 사고를 계기로 공군은 제2의 창군의 각오로 자성과 쇄신이 절실하다. 훈련체계와 관리시스템을 다시 짜야 한다. 일선 장병들과 소통을 보다 강화하며 내실 있고 실질적인 실천과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비판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이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에 대한 엄중한 책임 추궁은 정당하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개인의 영달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묵묵히 사명을 다하고 있는 수많은 공군 장병에 대한 진심어린 격려와 신뢰다.

언론과 사회가 이들을 향해 보내는 애정 어린 시선, 따뜻한 말 한마디가 때로는 수천 번의 비판과 지적보다 더 강한 사기(士氣)를 북돋워 준다.

그 사기가 곧 공군의 안전으로, 대한민국의 방공력으로 이어진다고 확신한다.

◆함께 변화하고 바로 세워가는 시간 필요해

사기를 잃은 조직은 더 많은 실수를 하고 방어력을 잃은 국가는 더 큰 위기를 맞는다.

우리는 이제 묻고 평가해야 한다. 누가 책임지느냐보다 어떻게 군 조직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 길 위에 서 있는 군인들의 노력에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답해줘야 할지도 차분히 생각해 봐야 한다.

공군은 지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 시작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내부의 각성과 함께 국민이 군을 믿고 지켜봐 주는 '성숙한 신뢰'라고 본다.

지금은 서로를 질책하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바로 세워가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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