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해외무역관은 철밥통?…10곳 중 7곳 투자 유치 '0'

2025-10-09

국내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 각지에서 운영 중인 해외무역관 10곳 중 7곳의 투자 유치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 없이 자리만 차지하는 ‘철밥통’ 무역관은 즉각 퇴출할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평가 체계를 구축해 혈세 낭비를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사진) 국민의힘 의원이 KOTRA로부터 제출받은 해외무역관 운영 성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29개 무역관 중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을 기록한 무역관은 35곳으로 집계됐다. 전체 무역관의 73%에 해당하는 94곳은 사업 실적이 단 한 건도 없었다.

KOTRA는 현재 유럽·아시아·북미·아프리카 등 약 84개국에 131곳 해외무역관을 두고 있다. 현지에 파견된 직원 수만 404명으로 최근 5년간 약 1415억 원이 운영비로 지출됐다. KOTRA는 2022년부터 4개의 무역관을 신설하며 조직망을 넓히고 있지만 정작 대부분의 무역관은 실적이 전혀 없는 셈이다.

현행 해외무역관 폐쇄 기준에 따르면 개설 후 2년이 지난 무역관을 대상으로 매년 시장가치와 무역관 운영 성과 및 전략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폐쇄 여부 등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최근 5년간 저성과를 이유로 무역관이 폐쇄된 사례는 없다. 특히 파리·민스크·보고타 무역관의 경우 3년 연속 저성과 무역관으로 조치 대상에 올랐으나 운영비 감축 등의 조치만 이뤄지는 데 그쳤다.

이처럼 해외무역관들의 방만한 운영 행태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매년 바뀌는 KOTRA의 주먹구구식 성과 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사의 성과지표를 보면 2022년 ‘신시장 개척 실정’ 항목이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실적’으로 변경됐고 2023년에는 ‘성약바이어 확대 실적’이 ‘디지털 무역확대 실적’으로 대체되는 등 해마다 바뀌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제 식구 감싸기’ 성격이 있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구 의원은 “성과 없는 무역관 존치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경영 효율성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며 “KOTRA는 설립 취지에 맞는 무역관 정비와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말했다. 구 의원은 “매년 성과지표를 바꾸는 대신 ‘KOTRA 해외조직망 운영규정’에 따른 일관된 성과 평가 체계를 마련해 저성과 무역관에 대한 실질적 폐쇄 및 통폐합, 기능 전환 등을 통해 국민 세금이 올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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