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을 밝힐 주요 단서인 블랙박스 해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랙박스의 비행기록장치를 분석컴퓨터와 연결하는 ‘커넥터’를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고 과정에서 훼손됐는지, 미처 현장에서 회수하지 못한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자칫 원인규명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31일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블랙박스 내에는 자료를 저장하는 하나의 유닛과 전원을 공급하는 유닛 두 개의 덩어리가 있는데 두 개를 연결해야 하는 ‘커넥터’가 분실된 상태로 수거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30일 사고현장에서 블랙박스를 모두 수거해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수거된 블랙박스를 김포로 옮겨 세척한 후 (분실여부를) 확인했다”며 “커넥터의 분실원인은 현재로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커넥터가 없으면 블랙박스의 훼손여부도 확인하기 어렵다. 커넥터는 블랙박스를 분석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다만 외관상으로 훼손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블랙박스의) 외관이 파손되거나 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커넥터 없이)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고, 내용이 온전히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도 밟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만약 커넥터를 이용한 데이터 추출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면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블랙박스를 보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당초 짧으면 한달, 길어도 6개월 이내에 사고원인을 밝힐 수 있을 것이란 당초 예상보다 원인분석이 길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