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파워맨 47인

트럼프 대통령은 달랐습니다. 그는 정치인들을 대사로 보내지 않았습니다. 변호사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업가들을 보냈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때 4년간 포르투갈 대사를 지낸 조지 글래스(65). 그는 지난해 초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트럼프는 주요국 대사에 기업인 출신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기업인들이 '미국에 유리한 거래'를 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우리에게 임무를 줬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대사들은 주재국이 GDP의 2%를 나토 분담금으로 내겠다고 한 약속을 실행하도록 했습니다.
글래스 대사는 포르투갈의 방위비 분담금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것은 사업을 했던 자신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글래스는 고향 오리건주에서 투자은행을 창업해 24년간 경영하다가 대형 은행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바 했다.
외교를 비즈니스처럼 다룬 글래스 대사의 성과에 만족했던 걸까. 트럼프는 2기 집권 후 글래스를 일본 대사에 임명했다.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증액을 비롯한 비용 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동맹국 중 한 곳이다.
트럼프는 중국 대사에도 비즈니스맨 출신인 데이비드 퍼듀(76)를 임명했다. 퍼듀 대사는 40여년간 의류·스포츠용품·생활용품 같은 제조·유통업에서 잔뼈가 굵어진 기업가 출신이다. 스포츠브랜드 리복과, 미국판 다이소인 생활용품업체 달러제너럴 최고경영자(CEO)까지 지냈다.
퍼듀는 아웃소싱 전문가였다. 1970~2000년대에 인건비가 싼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상품을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개척했다. 이는 미국 제조업 공동화를 불러오는 단초가 됐다.
70~80년대에 미국 기업들의 아시아본부를 개설하는 개척자 역할을 했으며,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거주하며 일한 적도 있어 '아시아통 비즈니스맨'으로 볼 수 있다.
퍼듀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구호에 맞춰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U턴시키는 임무를 맡게 됐다.
트럼프는 G7 등 서유럽 국가 대사직에 충성파 억만장자들을 배치한 것과 달리 아시아 대사에는 최고경영자 출신을 주로 임명했다. 유럽 대사들이 기업 소유주인 오너급이라면, 아시아 대사에는 전문경영인 또는 실무형이 포진해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지닌 중국과 일본 대사에는 '거래의 기술'을 아는 비즈니스맨 출신을 기용했다. 반면에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 인도에는 트럼프 최측근을 보냈다. 세르지오 고르 인도대사는 트럼프에게 정치 자금을 무려 4000억원이나 기부한 '기부금 1위' 일론 머스크와도 한판 뜰 정도로 배짱이 두둑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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