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0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에 사진이 실렸다. 전날 광저우에서 개막한 전국체전 관계자를 최고지도부가 격려하며 찍은 기념촬영이다.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왼쪽에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겸 정치국원과 선이친 국무위원이, 오른쪽에 리훙중·황쿤밍 정치국원과 왕둥펑 정협 부주석이 앉았다. 의자 간격이 심상치 않았다.
장 부주석은 선 국무위원과 멀찌감치 떨어져 앉았다. 반면 동급의 정치국원인 리훙중과 황쿤밍은 좁게 붙어 앉았다. 국가주석과 군사위 부주석이 마치 같은 의전을 받는 듯 보였다. 5년 전 전국체전 당시 좌우로 쉬치량 군사위 부주석,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의 의자 간격과 달랐다.
이 사진은 블랙박스보다 더 속을 알 수 없는 중국 수뇌부 집무실인 중난하이(中南海) 정치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물론 어떤 설명도 없었다. 베이징의 관록 있는 외신 특파원도 “진짜 이유는 극히 소수만 알 것”이라며 고개를 내둘렀다.

최근 “중국을 알자”며 지중(知中)을 주장하는 분들이 부쩍 늘었다. 한국 사회 일각의 혐중(嫌中)·반중(反中) 현상과 극히 일부 인사의 중국을 대변하는 친중(親中) 행태가 모두 ‘지중론’의 거름이 됐다.
과연 중국은 탐구하면 알 수 있는 상대인가. 시점을 바꿔 중국을 보자. 올해 중국의 최고학부인 베이징 대학은 고교 추천으로 200명을 선발했다. 대입시험에 쏟을 에너지를 더 유용하게 쓰라는 취지의 추천제 입학제도인 보송생(保送生)이다. 컴퓨터·물리·수학 등 STEM이 120명, 한국어 특기생 8명 등 주요국 어학특기생이 80명이었다. 이들 8명은 대학 4년은 물론 당이 배려한 코스를 따라 남·북 한반도 전문가로 양성된다. 중국판 ‘한국을 알자’ 국가 프로젝트인 셈이다.
2년 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알기의 어려움을 ‘이해의 적자(赤字)’로 표현했다. 시시콜콜 상대국을 파헤치면서도 기본 통계조차 감추는 중국을 지적했다. 중국 알기가 자칫 중국 당국이 선전하려는 것만 퍼 나르는 함정에 빠지기 쉬운 현실이다. 균형이 필요하다. 중국과 수교했던 1992년 고(故) 민두기 서울대 교수는 ‘한국과 중국-미래를 보는 과거의 거울’이란 글에서 “지식인들과는 달리 ‘대국’ 뒤에 ‘놈’자를 붙여 부를 줄 아는 지혜를 가진 민중”에서 균형을 찾았다.
중국이 만드는 이해의 적자 폭은 줄여야 한다. 좋은 질문과 관점, 방법론으로 무장한 중국 관찰자가 많아야 한다. 상대의 속내까지 살피지 못했던 구한말 지일파의 전철을 반복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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