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나침반]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계열사 ‘대우’가 달라졌다

2024-10-22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맞춘 사업전략이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미래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전략, 그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사가 핵심이다. 장기 불황 속에 생존경쟁은 필수 요소가 됐다. 산업 곳곳에서 지각변동을 예고한 가운데 FETV는 사업전략이 가르키는 방향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2025 인사’를 꿰뚫어본다. <편집자주>

[FETV=김선호 기자]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유통업계 라이벌인 신세계그룹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롯데그룹의 ‘파격 인사’로 통하는 정 대표는 점포 리뉴얼과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으로 2025년 정기인사 발표 이전부터 계열사의 대우가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 내에서 정 사장을 향한 계열사의 대우가 달라졌다”며 “그만큼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지난해 개점한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65년생인 정 사장이 롯데에 몸담은 건 2019년 정기인사 때다. 당시 롯데그룹이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출신을 영입했다는 것만으로도 파격적인 인사였지만 특히 경쟁사 신세계그룹에서 경력을 쌓은 임원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인사를 진행한 배경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탈리아에서 맺은 인연이 있었다. 정 사장은 신세계의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해외사업을 주로 맡았는데 이탈리아 주재원으로 근무했을 때 현지를 방문한 신 회장을 보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몽클레르, 크롬하츠, 어그 등의 해외 패션 브랜드 판권을 국내에 들여오는데 주도적인 역할한 정 사장은 신 회장의 요청을 받았고 2019년 정기인사에서 롯데GFR 대표로 선임됐다. 롯데GFR은 롯데쇼핑 산하 패션업 계열사다.

롯데GFR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2022년 정기인사에서 롯데백화점 대표에 올랐다. 이때에 롯데그룹은 BU에서 HQ체제로 전환하며 각 계열사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했고 유통군HQ를 비롯한 롯데쇼핑 주요 사업부의 수장이 모두 외부 출신으로 채워지기 시작한 시기다.

롯데백화점 대표로 선임된 정 사장은 본점‧잠실점‧강남점‧인천점‧수원점‧동탄점‧부산본점‧광복점을 핵심 점포로 선정하고 ‘8대 점포 리뉴얼’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롯데월드몰 사업권까지 넘겨받아 통합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2022년부터다.

이를 기반으로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초대형 복합 쇼핑 타운’으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고 2022년 2조원, 2023년에는 2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본점은 최대 규모의 리뉴얼을 진행했고 지난해 2조원의 매출을 넘겼다.

롯데백화점은 서울권 내에서 2조원 매출 규모를 지닌 2개 점포를 보유한 유일한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인천점 또한 단계적 리뉴얼을 진행해 경인권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쇼핑 1번지’로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는 중이다.

수원점의 경우 컨버전스형 프리미엄 쇼핑몰로 완전히 새롭게 개편해나가고 있다는 게 롯데백화점 측 설명이다. 수원점은 ‘타임빌라스 수원’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시켜 연내 그랜드 오픈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 사장이 추진한 점포 리뉴얼 청사진이 실현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예산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점포 리뉴얼 우선 순위가 변경되는 등의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선택과 집중’에 맞춰 롯데백화점을 탈바꿈시키고 있는 중이다. 중소형 점포에 해당하는 강남점보다 잠실‧수원점에 역량을 집중한 이유다.

국내 점포의 리뉴얼이 진행되는 동안 베트남에서는 2023년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개점했다. 이때 정 사장은 “이전에는 판매시설이 중심이었다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복합몰이지만 자산개발형태로 동남아 시장을 꿰뚫는 전략의 전환기에서 탄생했다”고 말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운영주체는 롯데쇼핑의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프라퍼티스 하노이’다. 이를 롯데건설이 지었고 롯데물산이 보수‧유지 관리를 도맡았다. 롯데백화점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복합몰에 유통‧관광‧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채운 형태다.

최근 개점 1주년을 맞이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측은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860만명으로 추산되는 하노이 인구 수를 넘어선 수치다. 올해 말까지 개점 누계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성공에 힘 입어 정 사장의 롯데그룹 내 입지와 위상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에서 롯데백화점은 23.8%의 비중이지만 영업이익에서는 87.3%를 차지하는 주요 수익처이기도 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서울 대표 쇼핑 1번지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고 잠실점은 백화점 본관과 에비뉴엘, 롯데월드몰이 시너지, 본점은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로 탈바꿈하며 소비자를 유인하는 중”이라며 “베트남에서의 사업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2025년 정기인사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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