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기 승객 다수, 가족 단위 태국 여행객
겨울 해외여행 앞두고 불안 확산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외로 나가는 항공편을 예약한 여행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연말을 맞아 태국 3박5일 여행 상품을 이용한 가족 단위 여행객이 상당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1시30분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는 오전 8시30분 무안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접근한 사고 여객기는 1차 착륙을 시도하다가 정상착륙이 불가능해 다시 복행(Go around)했다.
이어 동체착륙을 시도했다가 활주로 안에서 멈추지 못하고 외벽과 충돌하며 폭발했다. 이번 사고는 조류 충돌로 랜딩기어가 정상적으로 내려오지 않는 등 기체 결함이 발생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현재 탑승자 명단을 확보해 현장에서 수습한 희생자의 신원을 대조 파악하고 있다.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탑승했다. 이 중 승무원 2명만 구조돼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20명으로 나머지 59명은 실종 상태다. 소방당국은 동체 파손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실종자 모두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세(2004년생) 미만 미성년자 탑승객은 15명으로 유치원생부터 초·중·고 학생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연소 탑승자는 2021년생 3세 남아였다. 이들 모두 가족과 함께 사고 여객기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인해 겨울 휴가를 앞두고 ‘비행기 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사고 항공사인 제주항공 편을 예약한 사람들의 경우 취소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오는 1월 동남아 여행을 계획한 A씨는 “아이들과 다 함께 베트남 여행을 계획해 항공편과 숙소까지 모두 다 예약한 상태인데 비행기를 타는 것 자체가 무섭게 느껴진다”며 “취소하면 손실이 크고 제주항공을 예약한 건 아니라서 그대로 진행할까 하는게 꺼림칙하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현재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3월 초에 아이와 함께 태국 여행을 가는데 (사고가 난) 같은 항공사를 이용하려니 너무 걱정된다”며 “많은 분들이 구조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맨 정신에 저걸 어떻게 타나요. 일정을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여파로 해외 여행을 취소하거나 항공사를 바꾸는 등 여행 일정을 변경하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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