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유부남, 23세 청년 덮쳤다…아침 옥탑방서 생긴 일

2025-11-28

제 24화 그날, 옥탑방에서 생긴 일

낮 12시10분의 비명

10월의 어느 날 정오.

식당 창으로 번진 햇살에 컵 안의 물이 일렁이던 순간, 휴대전화 벨소리가 주변 소음을 뚫고 울렸다. 발신자는 근무 중인 강력팀장.

말끝이 잠겼다. 하지만 그 빈칸을 출동 차량 사이렌 소리가 메웠다.

긴박함은 설명보다 소리가 먼저였다.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계산대에 카드를 던지듯 얹은 뒤 뛰어나왔다.

불과 몇 분 전, 112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했다.

차 안에서 녹취가 흘렀다. 수화기 너머, 거친 숨과 떨림.

말끝은 흐렸지만, 목소리엔 이미 절박함을 담고 있었다.

단순 절도 신고의 톤이 아니었다.

그 목소리는 이미 사건이 평범하지 않다는 상황을 말하고 있었다.

현장은 고급 빌라촌이 즐비한 A동의 한 빌라 5층 옥탑방.

흔들리는 계단을 타고 오르는 동안, 햇살은 마치 위로라도 하듯 머리 위로 빛났다.

골목 아래로는 배달 오토바이의 엔진음이 바람을 타고 요란하게 스쳤지만, 문 앞은 이상하리만큼 고요했다.

그 고요는 평온이 아니라 방금 전 무언가가 지나간 뒤의 빈자리로, 금방이라도 다시 소리가 날 것 같은 팽팽한 정적이었다.

침묵 속의 침입, 피해자의 외침

문이 열리는 순간, 방은 이미 무언의 흔적들로 가득했다.

뒤집힌 소파, 바닥에 흩어진 휴대전화 케이스와 열쇠, 먼지 위로 찍힌 어지러운 발자국.

흐르는 침묵은 모든 것을 가리려 했지만, 그 침묵이 증거를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거실 한가운데 피해자 서영수(가명·23세)씨가 앉아 있었다.

이마의 피멍이 먼저 상황을 알려왔고, 이어 마주친 눈빛이 잠깐 흔들렸으나 이내 피하지 않았다. 나는 고개를 낮추어 말했다.

내 마음의 속도만큼 채근할 수 없었다.

내면의 감정을 앞지르는 질문은 자칫 상처를 더 덧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도심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였다.

새벽까지 일하고 돌아와 늦은 아침까지 잠든 사이, 창문은 열려 있었고, 공동현관은 잠기지 않은 채였다. 사건은 언제나 가장 약한 고리를 찾아온다.

그 틈을 노린 누군가가 소리 없이 침입했다.

인기척에 눈을 뜬 피해자가 거실로 나왔을 때, 낯선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주저 없이 팔을 꺾고, 주방에서 들고 온 가위를 목에 들이댔다.

낮은 목소리였지만, 숨조차 얼릴 수 있을 만큼 차가웠다.

피해자는 소파에 눕혀졌고, 얼굴 위로 티셔츠가 덮였다.

시야를 빼앗긴 공포는 가장 빠른 속도로 번진다.

“없다”는 대답이 나오자 그는 가위 손잡이로 이마를 내리쳤다.

순간, 묵직한 통증이 머리를 울렸고, 이어 지갑을 뒤져 신분증을 빼 들고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요구했다.

그러나 금품만이 목적은 아니었다.

그는 피해자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고, 몸 곳곳을 더듬는 등 유사 성행위에 해당하는 추행을 가했다. 그 끔찍한 행위는 한동안 이어졌고, 이후 성행위까지 시도했다.

그는 나체 사진을 찍고는 아무렇지 않게 문을 열고 사라졌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영수씨는 고민했다.

‘이걸 신고하면… 소문나지는 않을까? 남자가 남자한테… 누가 내 말을 믿어줄까.’

공포와 수치, 분노와 망설임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러나 그는 결심했다.

‘이대로는 안 돼. 나 말고 다른 누군가도 당할 수 있어.’

그렇게 112로 신고 전화가 온 것이었다.

피해자가 스스로를 내던지는 대신 붙잡기로 한 그 결심.

그 결심이 오늘 우리를 현장으로 불러 세웠고, 수사의 방향을 정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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