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가 50명 이상 발생하고 수백명이 실종된 홍콩 아파트 단지 화재가 담뱃불 같은 불씨 관리 소홀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남방주말 등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웡 푹 코트’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리모델링을 위해 외벽에 설치한 비계(높은 건물 공사를 위해 설치하는 임시 가설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아파트는 1983년 준공된 건물로 40년이 넘어 지난해 7월부터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었다.

주민들은 현지 언론에 “대나무 비계에서 흡연하는 건설 노동자들을 반복적으로 발견해 유지보수팀에 신고했다”고 주장하며 담뱃불에 의한 실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 주민은 “창문을 닫아도 비계 쪽에서 담배 냄새가 들어왔다”면서 “아마도 수리 작업자들이 공사 구역에서 담배를 피운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해당 아파트에서 촬영됐다고 주장하는 한 영상이 퍼졌다. 영상에서 한 여성이 “선생님, 또 여기서 담배 피워요?”라고 묻자 남성이 놀라 뒤돌아 본다.
홍콩 경찰은 과실치사 등 혐의로 공사 책임자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며 “형사 사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6일 오후 2시50분쯤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주거용 고층 아파트 단지인 ‘웡 푹 코트’에서 불이나 8개동 중 7개동이 피해를 입었다. 이 화재로 최소 55명이 사망하고 약 270명이 실종됐다.
현지 언론들은 ‘대나무 비계’를 참사 규모가 커진 원인으로 지목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화재나 내구성 등 문제로 금속 비계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홍콩에서는 여전히 대나무 비계가 주로 사용된다.
홍콩 당국 역시 대나무 비계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올해 3월부터 현장 사용을 줄여왔다.
한편 경찰은 화재방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보호망과 방수포가 대나무 비계와 함께 설치돼 불길이 더욱 빠르게 번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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