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는 과연 아름다울까...음악가와 생물학자가 보는 자연과 표현[BOOK]

2025-04-11

음악과 생명

류이치 사카모토,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황국영 옮김

은행나무

한국인이 사랑하는 세계적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와 저명한 생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福岡信一)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언뜻 결이 달라 보이는 예술가와 과학자가 뜻을 모으는 지점이 있다. 인간의 역사와 지성은 질서정연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이를 보다 정교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갔다는 것이다.

한데 질서가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다. 이들이 보기엔 그렇다. 질서는 왜곡을 낳기 때문.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정연하게 단순화하고 변형한다. 대표적인 게 별자리다. 사람들은 별자리를 보며 우주를 본다 여기는데, 사실 별자리는 인간이 보이는 대로 선을 그어 만든 도형일 뿐이다. 대신 두 사람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는 법을 논한다.

이 책은 두 거장의 20년간 교류가 낳은 부산물이다. 이들은 다른 분야에서 활동했지만 ‘자연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영감을 주고받았다. 그러면서 음악과 생물학에서 각자의 방식을 구현해왔다. 사카모토는 조율하지 않은 피아노 현을 금속 재질로 문질러 발생하는 소리를 그대로 녹음해 앨범(async·2017)을 제작했다. 물질과 에너지가 끊임없이 변화해야 항상성이 유지된다는 ‘동적평형’은 후쿠오카의 자연 표현 방식을 담은 생명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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