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맞는 정의선… 신년회 관통한 "위기, 위기, 위기"

2025-01-06

6일 2025년 현대차그룹 신년회 개최

그룹 사장단 총출동… 정 회장 취임 이후 처음

'위기'로 단합… 트럼프 리스크 '집중'

하이브리드·EREV·전기차 지속, 투자 확대 강조

'위기, 위기, 위기, 위기, 위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위기감'이 신년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앞서 지난해 11월 그룹 최초의 외국인 CEO를 등용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올해 발탁된 사장단까지 신년회 최초로 총출동해 위기 대응책을 알리고 나섰다.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유럽 규제 변화, 내수 시장 부진 등 다양한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위기를 명확히 인지하고 임직원들에게 구체적 대응책을 제시하면서 대비 태세의 고삐를 죈 모습이다.

정 회장은 6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앞으로 많은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 피해갈 수 없는 도전이다"라며 "우리가 예상하는 위기가 아니더라도 지금 세상은 이미 빠르게 변하고 있고, 고객들의 기대는 매일 높아지고 있으며 또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한 위기감은 정 회장 뿐 아니라 신년회에 참석한 그룹 사장단들 역시 관통하는 주제였다. 정 회장 취임 이후 신년회에 그룹 사장단들이 총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 임직원들 역시 설문조사 결과 약 40%가 현 상황을 '위기'라고 진단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우리가 보는 금년도 글로벌 경영 환경 그 전망은 밝지 않다. 이전에 겪어보았던 코로나 그 공급망 이슈 지정학적 갈등 그와는 다른 또 다른 차원의 경험해 보지 못한 그런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위기라는 표현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위기라는 한자에서 보듯이 위기란 그 위험과 기회 모두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출범… 미중 갈등에 中 전기차 세력 확장까지

올해 위기감이 유독 짙어진 바탕에는 현대차그룹이 최대 수익을 내는 시장인 미국에서의 변화가 우선으로 꼽힌다. 미국 시장에서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차는 물론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내연기관의 부흥을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이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미국 전기차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5종에 대한 보조금 수령이 가능해졌지만, 이마저도 기한을 알 수 없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CEO는 "전기차 세액 공제는 미국의 전동화를 돕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설계됐다.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가 많아서 미국의 충전 인프라와 EV 생태계 개선이 필요하지만 분명히 진행 중이고 고객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사실 그 혜택이 유지될지에 대해서는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서 전망을 내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비야디(BYD) 등 중국의 신흥 경쟁자들이 해가 지날수록 몸집을 확장하고 있고,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단 점도 위기 요소다. 비야디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미국을 제외한 유럽, 중동, 동남아 등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또 미중갈등으로 인해 생겨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현대차그룹은 지난 2년간 미국에서의 전기차 판매에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성 김 현대자동차 대회협력실장 사장은 "앞으로 약 2주 후면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할 예정이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정책적인 변화와 주요 이슈에 대한 대응이 초래할 글로벌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관세는 미국의 무역 정책의 주요 요소가 될 것이고, IRA 또한 대폭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도 개선되긴 어려울 것 같다. 경쟁이 심화될수록 더욱 그렇다"며 "그래서 걱정거리가 많다. 이러한 변화와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적이고 민첩한 사고 방식과 운영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정면돌파' 올해도 이어진다… "도전해야 살아남아"

정 회장은 산재한 위기 요인을 임직원들에게 명확히 알리면서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져야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한 당부를 거듭했다. 정 회장 특유의 '정면 돌파' 정신이 올해 역시 여실히 드러났다.

정 회장은 "저는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이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위기가 없으면 또 낙관에 사로잡혀서 안이해질 수가 있고, 그것은 그 어떤 외부의 위기보다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은 외부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의성이 십분 발휘될 수 있도록 유연하고 개방적인 내부 조직 문화를 만들자는 당부도 이어졌다. 정 회장은 "내부의 문화가 바뀌어야 된다. 체질이 개선돼야 한다. 그래서 저부터도 많은 체질을 개선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 일하는 방식이나 이런 부분을 신속하게 바꿔서 더 좋은 제품이 나오도록 해주는, 그 부분이 우리한테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부서 내에서도, 회사 내에서 우리가 일을 할 때 빠른 실행을 하고, 빠른 실패를 하고, 빠른 재도전을 하고, 그 부분이 선순환이 돼야 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부끄러워할 것도 없고 그 부분에 대해서 질책할 것도 없고 많은 실패가 더 좋은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실패 많이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룹사 차원의 대응책도 이어졌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 EREV, 전기차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워가는 가운데 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수소 밸류체인 사업에서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GM과의 전략적 협약을 통해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고, 향후 추가적인 협력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장 부회장은 "전체적으로 이러한 신기술과 신사업 부분은 아시다시피 투자 범위가 크고 아울러 시간도 많이 걸린다. 전략적인 파트너십은 GM과도 필요하고, GM뿐만 아니라 토요타, 그 이외의 OEM들이라도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누구와도 협업을 통해서 경쟁력을 갖춰나간다고 생각한다"며 "경계를 가리지 않고 저에게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미래 대응에 도움이 된다면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갈 그런 예정"이라고 했다.

기아는 올해 신차를 통한 판매량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첫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모델인 PV5를 시작으로 전기차 EV4, EV5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또 최초 픽업트럭 모델인 타스만에 이어 셀토스 하이브리드 등 내연기관 모델도 확대해 수익성도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PBV는 시장 진입에 필수적인 기본 요건부터 기존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까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특수 목적용 차량을 요구하는 비투비 시장, 신규 고객뿐만 아니라 B2C 고객에게도 최적 차량을 제공하여 판매 영역을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며 "신차가 내년도에 EV4도 나오고 EV5도 나오고 그 다음에 2월달에 특히 타스만을 생산하고 있을 예정이고, 또 하반기에는 새롭게 PBV 모델이 나오기 때문에 신차에 의한 순증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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