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가 4일 연속 상한가···흥국화재우에 무슨일이

2025-04-16

흥국화재우가 지난 9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다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주는 기업과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지만, 이번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와 연관된 정치 테마주로 얽히면서 거래가 폭발했다.

16일 오후 1시 34분 기준 흥국화재우는 전 거래일 대비 24.33% 급락한 1만5050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지난 9일부터 전날까지 상한가를 기록하며 9000원이던 주가가 1만9000원대까지 급등했다. 이날 장 초반에도 2만33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급락하고 있어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이 종목은 올해 들어 176.25% 급등해 코스피 주가 상승률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흥국화재우가 급등한 건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이재명 예비후보와 같은 경주 이씨라는 점에서 정치테마주로 엮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초에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연관이 있다는 소문에 급등락이 나타나기도 했다. 흥국화재우는 1990년 3월 발행된 우선주다. 우선주는 일반적으로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 수익이 높은 주식이다. 기업의 잔여재산 분배 시 보통주보다 우선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지배주주들의 지분 희석 없이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발행 주식 수는 물론 유동주식 수가 적다보니 상장 후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소수 거래에도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 투기세력의 놀이터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국거래소가 저유동성 종목의 가격 안정을 위해 올해 단일가 매매 대상 22개 종목 중 20개 종목을 우선주로 선정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현 시점에서 흥국화재우는 흥국화재보다 주가가 5.7배 가량 높게 형성됐지만 우선주 투자 요인인 배당 매력이 없다. 흥국화재는 모기업 태광그룹의 금융계열사 중 유일하게 상장된 보험사지만 지난 1999년 회계연도 이후 배당 기록이 전무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4% 급감한 1067억원으로 나타나고 영업이익률, 순이익률 모두 하락하면서 경영 안정을 위해서라도 당분간 배당을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앞선 사례를 보면 우선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유상증자나 액면분할이 진행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흥국화재우 이후에 발행된 '흥국화재2우B'는 상장 주식 수 15만3600주로 기준치(20만주)에 미치지 못해 2023년 강제 상장폐지됐다. 당시 흥국화재 측은 유상증자나 액면분할 등 우선주 퇴출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결국 배당은 물론 유상증자·액면분할 등 뚜렷한 투자요인이 없는 가운데 정치 테마주로 얽히며 높은 변동성이 나타나는 셈이다. 현재 흥국화재우는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 14일 하루 동안 거래정지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테마주는 기업 펀더먼탈과 상관없이 급등락이 심하게 나타나 주가 예측을 하기 힘들다"며 "특히 우선주의 특성을 이용한 세력들은 투기로 우선주 급등 양상을 만드는데, 개미 투자자가 이를 추종 매수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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