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송도에 위치한 통다글로벌로지스틱스(이하 통다) 물류센터. 이곳은 국내 고객이 테무에서 중국 제품을 구입했다 반품한 제품들이 모이는 곳이다. 테무 반품 물량이 매일 중국으로 돌아가는 것만 무려 컨테이너로 2대. 지난 달 전자신문이 찾은 송도의 통다 물류센터에서는 테무 반품 상품을 실어 나르는 한진 택배차가 끊임없이 들락거렸다.
물류비보다 제품이 저렴하면 고객에게 폐기하라는 정책을 유지 중인 테무의 반품 규모는 생각 그 이상이었다. 중국 직구를 했다 불만족, 불량 등 다양한 이유로 반품을 요구하면 테무는 회수없이 환불해주거나 한진택배를 통해 회수한다. 회수한 물량은 이 통다의 물류센터를 거쳐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다. 테무의 고객폐기 정책을 고려하면 실제 국내 고객이 반품을 요청한 물량은 실제 이곳에서 중국으로 보내는 반품 물량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기업인 통다는 테무의 글로벌 파트너로 일본, 몽골 등에서 테무 물류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테무의 유일한 반품센터를 운영한다. 테무 반품 물량을 전담으로 취급하며 직구 상품 배송도 일부 맡고 있다.
테무 직구 배송은 여러 택배 업체가 담당하지만, 이곳까지 반품 물량을 실어날으는 것은 한진 택배가 담당하고 있다. 통다의 물류센터에서는 검수 직원들이 한진택배가 전달한 제품 가운데 폐기할 제품을 걸러내기 위해 손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쉴 새 없이 택배를 나르고 반품 상품 바코드를 찍어 박스 별로 담는 등 수십명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쌓여있는 택배를 분류하고 있었다. 직원 검수가 완료된 제품들은 하나의 박스에 담겨 재포장된다.
테무 반품센터에서는 적재를 기다리는 반품 박스들이 가득했다. 통다 관계자는 “현재 1,2월 기준으로 중국으로 돌아가는 반품 수량은 매일 40피트 컨테이너 2개 정도”라며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 주요 행사가 겹칠 때는 매일 3~4개 컨테이너에 반품 상품을 가득 실어보낸다”고 설명했다. 40피트 컨테이너 최대 적재 중량은 26톤(t)으로 2개면 최대 적재량이 약 50톤(t)이 넘는 규모다.
최근 e커머스 시장에는 일명 '테무깡'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한꺼번에 이것저것 많이 구매한다는 것을 빗대기도 하고 그런 콘텐츠를 온라인에 공개하는 콘텐츠를 뜻하기도 한다. 불필요하게 쉽게 구매한 제품은 막대한 반품 물량으로 돌아왔다. 일각에서는 막대한 반품 물량이 한국에 그대로 남아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통다는 반품 처리 과정을 공개하며 이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통다 관계자는 “제품이 크게 파손된 경우가 아니라면 모두 중국으로 돌아간다”며 “폐기되는 상품은 극히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테무 반품 물량은 또 한축에서는 테무의 막대한 자본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내 유통업계가 테무의 공격적인 행보에 긴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테무는 현재 반품비를 따로 걷지 않고 있다. 막대한 반품량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상당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e커머스 침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행태에 미치는 영향도 클 뿐만 아니라 이 같은 구조가 장기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테무가 현재는 한국 시장에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신뢰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반품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며 “다만 향후 한국 시장 내 점유율이 더욱 확대되면 반품 수량도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한국 내 파트너 기업들과 손잡고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다는 지난 2023년 한국 법인 '통다글로벌로지스틱스', '통다글로벌' 등을 설립하고 한국에 진출했다. 테무가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시점과 맞물린다. 통다는 현재 테무가 3자물류(3PL) 물류센터 임대를 위해 논의하고 있는 업체 중 하나다.
인천=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