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명품 중개 '바이버' 40억 수혈···리셀 영향력 확대

2025-12-11

무신사가 명품 중개 플랫폼 바이버(VIVER)에 약 4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투입하며 리셀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출자 조합인 무신사합자조합1호는 두나무 자회사인 중고 명품 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의 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는 제3자배정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발행된 신주 112만6443주 전량을 인수하는 구조다. 신주는 상환전환우선주이지만 의결권이 부여된 형태로, 무신사가 바이버 경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바이버 측은 "해당 유상증자 건은 당사의 사업 성장을 위한 운영 자금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버는 원래 두나무가 약 80%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한정판·명품 카테고리에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최근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며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매출은 소폭 늘었음에도 비용 부담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순손실 규모가 2022년 38억원에서 이듬해 68억원, 작년엔 96억원으로 확대됐다.

무신사는 이번 증자를 통해 우선주 형태지만 의결권을 갖는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바이버의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개입 여지가 넓어지게 됐다.

합자조합을 통한 간접투자 방식은 무신사가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지배력과 경영 개입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직접 투자 대신 조합을 활용한 방식은 재무제표에 미치는 부담을 조절하면서도 전략적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연결 자산이 2조1650억원까지 증가한 상황으로, 공격적 투자 확대와 영향력 확장 사이에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기다.

바이버까지 무신사가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패션·스니커즈·명품을 아우르는 리셀 생태계를 자체 플랫폼 안에 통합하려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신사는 이미 스니커즈 리셀 자회사 SLDT에 대해 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SLDT는 두나무가 초기 185억원을 투자해 약 20% 지분을 확보했던 회사지만,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두나무 보유 지분의 장부가치가 빠르게 감소해왔다. 2022년 약 420억원대, 재작년 약 280억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비상경영 체제까지 돌입했다. 무신사가 SLDT에 큰 폭의 증자를 실시한 이후 두나무의 지분율은 13%대로 하락했으며, SLDT는 이후 무신사에 흡수되며 구조조정을 거쳤다. 자본구조와 경영권의 중심축은 사실상 무신사로 넘어간 셈이다.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 시장에서 이미 압도적 이용자 기반을 확보한 상태로, 프리미엄 중고거래 영역만이 남은 확장 축으로 지목돼 왔다. 특히 무신사는 29CM와 무신사 글로벌 등 프리미엄 소비 비중이 높은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명품 리셀 부문의 확장 시 플랫폼 간 고객 이동과 연계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바이버의 신주 전량이 무신사 측 투자조합에 배정되면서, 명품 중개 부문은 무신사 사업 구조 안에서 재정비될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신사가 스니커즈·패션 플랫폼 운영 과정에서 축적해온 고객 기반과 거래 데이터를 보유한 상황에서, 명품 리셀 분야에서도 사업적 연계가 가능한 구조가 마련돼서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리셀 관련 자회사 지분을 순차적으로 정비해 온 만큼, 이번 조치도 사업 효율화와 구조 안정화를 위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플랫폼 내 서비스 간 정합성을 높이는 방향에서 추가적인 운영 전략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