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세이던 1997년 농구 우승 트로피를 들고 찍은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30일 발간된 신간 저서 '알려지지 않은 김정은, 4대 공주와 농구감독'에서 해당 사진을 소개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스위스 유학 중 일시 귀국해 평양에서 형 김정철 등과 농구 경기를 한 뒤 촬영된 것으로, 트로피를 든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은 김 위원장의 이모부 리강 씨가 제공했다. 리 씨는 김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의 여동생인 고용숙 씨의 남편으로, 두 사람 모두 미국으로 망명했다. 정 실장은 이 사진을 2021년 리 씨를 통해 입수했다고 밝혔다.
리 씨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어릴 때 키가 작아 어머니 고용희의 권유로 농구를 시작했다. 형 김정철은 키가 큰 반면, 김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키가 작아 스스로 위축감을 느꼈다고 한다. 리 씨는 김 위원장에게 "체육은 공정해야 하며, 규칙을 따르는 스포츠맨십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북한 2.8체육단 여자농구 국가대표팀과도 경기를 하며 실력을 키웠고, 이후 남자 선수들과도 대등하게 경기를 즐겼다. 리 씨는 "김정은의 팀이라고 해서 상대가 져주는 일은 없었고 실제로 실력이 좋아 잘 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또한 리씨는 "김정은이 농구를 못 하게 되면서 살이 찐 것 같다"는 언급을 했다고 정 실장은 전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은 농구를 통해 키도 크고 신체적으로 성장했지만, 그보다는 공정성과 규칙을 중시하는 태도를 배운 것이 의미 있었다는 게 리강 씨의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는 미국프로농구(NBA)의 열렬한 팬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유학 시절 마이클 조던을 흠모해 그의 플레이를 따라 했고, 집권 직후인 2013년에는 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북한에 초청해 함께 농구 경기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