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킨슨병 환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맞춤형 음성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앱 형태의 디지털 치료기기가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자택에서 맞춤형 음성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앱 형태의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고 그 효과를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해당 디지털 치료기기는 병원 방문 없이 환자의 증상에 맞춘 음성 치료를 제공하며, 치료 후 음성 및 발음 장애에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파킨슨병은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동작 느려짐, 근육의 경직, 손떨림 등과 함께 초기부터 목소리 변화와 발음 장애를 동반한다.
연구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의 75%가 병이 진행되면서 음성 및 발음 장애를 겪으며, 이는 환자의 의사소통과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초래한다. 특히 목소리가 작아지고 단조로워지며,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말의 속도 조절이 안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파킨슨병 약물 치료로는 음성 장애가 호전되지 않아 전문적인 언어재활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언어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고, 치료 비용과 병원 방문의 어려움이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63%의 파킨슨병 환자가 원격 치료를 희망하며, 특히 원격 음성 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2025년 연구에서는 중등도 이상의 파킨슨병 환자 중 75% 이상이 재활치료를 전혀 받지 못한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현실은 원격 비약물 치료 서비스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한준 교수팀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지 않고 자택에서 음성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기반의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했다.
이 앱은 환자의 음성 상태를 평가하고, 그에 맞는 훈련을 자동으로 제공한다. 훈련 내용은 ▲호흡 훈련 ▲구강 운동 ▲목소리 크기 훈련 ▲높낮이 훈련 ▲말하기 훈련으로 구성돼 있다.

2023년 9월부터 11월까지 연구에 참여한 파킨슨병 음성 장애 환자 28명(평균 나이 68세, 유병 기간 7.5년)을 대상으로 주 4일, 총 5주간의 치료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28명 중 20명은 90% 이상의 이행률을 보였으며, 4명은 70~90% 이행률을 기록해 디지털 치료기기가 환자들에게 실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만족도 조사에서는 75%의 환자가 매우 만족하거나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불만족 응답자는 없었다. 또한 58.3%의 환자가 주관적 목소리 개선을 보고했으며, 목소리가 악화된 환자는 없었다.
음향학적 분석에서는 치료 전후 최대 발음 시간이 11.15초에서 14.01초로 증가했으며, 음성 강도는 71.59dB에서 73.81dB로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개선이 있었다. 또한 음성 품질을 평가하는 GRBAS 척도에서는 모든 항목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관찰됐다.
김한준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치료기기는 고령의 파킨슨병 환자들에게도 자택에서 쉽게 사용 가능하고 치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도 효과적인 음성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