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후, 대구 상공을 90분간 쉬지 않고 비행하는 드론들이 의료용품을 배송하고 있다. 지상에서는 대구에서 만든 배터리로 움직이는 전기차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이런 미래를 현실로 만들 기술들이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에서 일제히 공개됐다.
먼저 무지개연구소가 23일 공개한 전기 수직 이착륙 기체 ‘오빅스’는 기존 멀티콥터 형태의 드론보다 한층 긴 60~90분 비행시간을 자랑한다. 경량화된 설계와 저소음 구동으로, 넓은 지역을 비행하면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기체로 꼽힌다.
45㎏급 고중량 자율주행항공기(AVV) 역시 FIX에서 처음 공개했다. 소형 드론의 기동성과 대형 드론의 운송력 사이 균형을 최적화한 모델로, 150m 저고도에서 배송, 소화약제 투하, 의료 물품 대량 배송까지 가능하다.
특히 이들 기체에 탑재된 미션 컴퓨터 ‘아리온 AAS’는 엔비디아 GPU의 AI 연산 성능을 통해 다양한 임무를 지능적으로 수행한다.
무지개연구소 관계자는 “AI 기술로 산업과 안보 등 폭넓은 분야에서 실용성을 발휘하는 무인 이동체 플랫폼의 기술력을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땅에서는 더 큰 변화가 준비되고 있다. 글로벌 2차전지 소재 전문기업 엘앤에프는 내년 국내 최초로 양산을 앞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기술력을 선보였다. 엘앤에프는 10년 이상의 LFP 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독자 설계한 생산 공법을 통해 중국산 3세대 수준의 압축 밀도를 구현했다. 또한 생산 효율과 가격 경쟁력도 동시에 확보했다. 엘앤에프는 기존 삼원계(NCM) 양극재와 LFP 양극재를 중심으로 한 ‘투 트랙’ 전략으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과 보급형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모두 공략할 계획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역 자동차 부품사도 미래차 신기술을 잇따라 공개했다. 경창산업은 수·공냉 복합 냉각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용 구동 모터(KC1)를 선보였다. 기존 수냉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이 기술은 공기 통로와 회전자 강제 공기 순환 구조로 열 관리 성능을 높여 내구성과 구동 효율을 동시에 개선했다.
PHC는 다양한 전동화 모빌리티에 적용 가능한 배터리 시스템, 열관리·공조 시스템, 구동·제어 시스템, 배터리 안전 및 방열 소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PHC는 평화발레오, 카펙발레오, 피에이치에이 등 14개 계열사를 거느린 자동차부품 통합 그룹사다.
한편 FIX는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인 CES를 벤치마킹해 다양한 미래산업 전시회를 통합한 것으로 25일까지 열린다. 차세대 수소·전기차 라인업이 총출동한 현대자동차, HL로보틱스의 자율주행 주차로봇 시연, AI이동혁신관, 도심항공교통(UAM) 특별관, K-휴머노이드의 자존심 ‘에이로봇’과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복싱’ 시연 등 다양한 신기술 및 볼거리를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