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생태계에 가격은 절반”…‘후발주자’ 갤럭시XR 무서운 이유

2025-10-22

삼성전자(005930)가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글과 협업해 개발한 첫 XR 기기 ‘갤럭시 XR’을 공개했다. 갤럭시 XR은 스마트폰·스마트워치·태블릿PC에서 주로 사용돼 온 인공지능(AI) 기술의 가능성을 현실 세계로 확장할 차세대 기기다. 이 제품은 메타, 애플 대비 출시가 늦었지만 삼성전자는 수십억대 정보기술(IT)기기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콘텐츠 생태계와 강력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성을 바탕으로 ‘무서운 후발주자’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갤럭시 XR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XR2+ 2세대 칩이 들어갔고, 디스플레이로는 3552x3840 해상도의 4K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탑재됐다. 고해상도 패스스루(Passthrough·눈앞 장면이 그대로 보이는), 공간·동작인식용, 안구 추적용 등 총 12개의 카메라가 내장됐다. 16기가바이트(GB) 메모리, 165GB 스토리지가 들어갔으며 배터리 전체 충전 시 기준 사용 시간은 최대 2.5시간이다.

XR 헤드셋은 장착이 불편했던 하드웨어를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XR은 무게가 애플 비전프로보다 100g가량 가벼운 545g,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적용돼 장시간 착용에 따른 피로감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XR의 인터페이스에 따라 안드로이드 OS의 주요 애플리케이션도 기기에 맞게 특화된다. 예컨대 이날 현장에서는 안드로이드XR용 구글 맵을 켜자 상공에서 보는 입체 구글 지도가 켜졌다. 삼성전자는 향후 더 많은 앱과 앱 내 콘텐츠를 안드로이드XR에 도입할 예정이다.

XR 기기용 콘텐츠 확보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어도비, 메이저리그야구(MLB), 미국프로농구(NBA), 어메이즈 VR 등 글로벌 주요 서비스와 연계한 XR 콘텐츠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과 연계해 XR 전용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XR이 멀티모달 AI를 실현할 최적의 디바이스라고 거듭 강조했다. 멀티모달 AI는 텍스트와 이미지외에도 영상, 음성 등 다양한 종류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기술을 뜻한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AI 비서 ‘자비스’처럼 현실 세계의 여러 종류 정보를 처리하며 사용자의 요청에 응답한다.

김정현 MX사업부 부사장은 “우리가 XR을 10년 넘게 준비해왔는데 거기서 중요한 지점이 멀티모달 AI를 구현하는 것”이라며 “구글과 협력한 이유도 멀티모달 AI를 디바이스에 가장 잘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갤럭시 XR은 XR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메타는 약 10년간 꾸준히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해 왔고 애플도 지난해 자사 첫 혼합현실(MR) 기기 ‘비전프로’를 선보였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라는 막강한 콘텐츠 생태계와 하드웨어 노하우는 삼성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메타는 2016년 오큘러스를 인수하며 XR 시장 대중화를 위해 줄곧 문을 두드렸지만 콘텐츠 생태계라는 벽에 가로 막혀 번번이 어려움을 겪었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전세계 수십억대 기기를 통해 안정화된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메타가 가지지 못한 강력한 장점이다. 또한 퀄컴의 강력한 칩과 스마트폰 등 각종 디바이스를 통해 쌓아 온 하드웨어 노하우를 녹여내고도 269만원의 가격은 애플 비전프로의 시작 가격인 499만원에 대비 절반 수준이어서 구매 문턱을 낮출 수 있다.

김 부사장은 “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AI와 XR의 만남이고 이 두 기술의 결합이 어떤 파급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경쟁의 승패에 중요하다”며 “그런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구글이 만날 때 가장 차별화된 제품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강남, 홍대, 신세계 대전, 신세계 대구 등 전국 7개 삼성스토어에서 체험존을 운영한다. 구매 고객에게는 △제미나이 AI 프로 △유튜브 프리미엄 △구글 플레이 패스 등 10가지 혜택을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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