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대구에 떴다. 중국 샤오펑(Xpeng)의 항공 모빌리티 자회사 에어로HT(AeroHT)가 '2025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5)'에서 플라잉카 'X2'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한국판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라고도 불리는 'FIX 2025'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이번 박람회에선 친환경 자동차를 포함해 도심항공교통(UAM)과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를 총망라하는 첨단 신기술이 대거 소개된다.
개막 첫날, 단연 눈길을 끈 건 올해 CES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샤오펑의 UAM 'X2'다. X2는 전장 5172mm, 전폭 5124mm, 전고 1362mm의 차체 크기와 최대 160kg의 적재량을 갖춘 2인승 드론형 차량이다. 1회 충전 시 최대 25분간 비행이 가능하다. X2는 이미 도심 및 해상 지역과 사막 등 다양한 환경에서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현재 샤오펑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시대 핵심 사업 UAM 패권 선점에 돌입한 상태다. 중국 정부가 2030년까지 UAM 비행체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10만대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이후 기업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차세대 비행차 개발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샤오펑 에어로HT 왕 담(Wang Tan) 부사장을 만나 글로벌 UAM 시장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이를 공략하는 샤오펑의 전략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왕 담 부사장은 "UAM 상용화는 복잡한 과정이지만 분명히 현실화될 것"이라며 글로벌 UAM 시장 성장에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그는 "20년 전에는 화상통화나 AI 비서를 상상하지 못했듯이, 20~30년 뒤에는 지금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비행 모빌리티 시대도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모든 아이들은 한 번쯤 하늘을 날고 싶다고 상상한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라며 "복잡하지 않게, 누구나 쉽게 비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모두에게 비행의 자유를'이라는 우리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비행의 자유'를 표방하는 샤오펑은 당장 내년 실제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중국 광저우에 세계 최초로 비행 자동차 양산 공장을 가동했다.
왕 담 부사장은 "현재 이미 100~150대 정도를 조립한 상태이고, 최근 중국 민항청(CEC)의 항공적합성 인증을 통과했다"며 "내년엔 콘셉트카가 아닌 실제 제품을 처음으로 고객에게 인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펑의 공장 가동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을 예고한다. 중국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샤오펑은 먼저 중동시장을 공략한 후 아시아, 유럽에 차례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규제나 인증절차가 나라별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진출을 결정할 것"이라며 "중동에 먼저 진출하는 이유는 가격에 민감하지 않고 혁신적인 제품을 시도하려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왕 담 부사장은 언젠가 꼭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동시에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플라잉 캠프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현지 파트너와 함께 운영하는 협력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과도 다양한 협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UAM 산업에 진입하고 있고,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이 분야에서 모든 기업이 함께 협력해 보다 안전한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