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도 지적한 상암경기장…행사로 82억 벌고 잔디엔 2.5억 썼다

2024-09-25

축구 경기와 콘서트로 올해 82억원을 번 월드컵경기장이 잔디관리에는 2억5000만원만 투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공단이 올해 8월 말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은 총 2억5327만원이다.

아이유 콘서트를 전후로 축구 팬과 가수 팬이 잔디 관리 책임을 놓고 갈등하는 상황이 빚어졌고, 결국 다음달 15일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마저 상암에서 치르지 못하게 된 만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에 따르면 새로 심을 잔디에 1억5346만원, 잔디 보호용 인조매트 1994만원, 농약 및 비료 5140만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씨딩기 1962만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원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축구 경기와 연예인 콘서트 대관, 그에 따른 주차요금으로 올해 1∼8월 올린 수익 총 82억550만원에 비교하면 비중이 상당히 작은 편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국가대표 A매치 경기로 9억9426만원, FC서울 경기로 11억3832만원, 콘서트 등 문화행사로 24억3447만원, 일반행사로 36억3846만원을 벌었다.

주요 문화행사 대관 수입은 임영웅 콘서트가 14억3899만원, 세븐틴이 9억7758만원이었다.

9월 21∼22일 열린 아이유 콘서트는 포함되지 않는 액수다. 이번 아이유 콘서트 대관 수익으로도 최소 10억원 이상은 벌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컵경기장은 하루 전용 사용료에 더해 축구 경기나 콘서트, 공공 행사 입장료의 8%를 받기 때문이다. 일반행사는 관람 수입의 15%다.

올해는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역대급’ 폭염 속에 임영웅·세븐틴·아이유 콘서트까지 겹치며 잔디 훼손 논란이 일었다.

아이유 콘서트를 전후로 축구 팬은 잔디에 무대를 설치하고 의자를 깔면서 잔디가 훼손됐다고 비판하고, 가수 팬은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가수에게 책임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맞서며 갈등을 빚는 보기 드문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논란 속에 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내년부터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를 조건으로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을 허용하겠다며 아이유 콘서트 이후 잔디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현장실사를 통해 잔디 상태를 확인한 결과 현재 상태로는 잔디 보식 등 여러 방안을 최대한 동원한다 해도 내달 15일 이라크전까지 경기장 잔디 상태를 현격히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이라크전 홈 경기 장소를 당초 예정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변경하고자, 세부 사항이 확인되는 대로 장소 변경을 요청하는 공문과 관련 자료를 AFC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장의 좋지 않은 잔디 상태는 오랫동안 선수들로부터 아쉬움의 대상이 돼 왔다.

특히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비긴 뒤 주장 손흥민은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우셨을 것”이라며 “홈에서 할 때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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