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가뭄에 식물 탄소 흡수 27% 감소, 생태계 위협

2025-05-03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 현상이 식물의 탄소 흡수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구의 탄소 균형을 위협하고 생태계의 기후 완화 역할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 환경과학기술연구소(ICTA-UAB)가 글로벌 바이오지오케미컬 사이클(Global Biogeochemical Cycles)에 게재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서부 유럽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폭염과 가뭄이 생태계의 이산화탄소(CO₂) 흡수 능력을 크게 감소시키고 있다. 특히 2022년 기록적인 폭염 당시에는 식물의 탄소 흡수 기능이 평년 대비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지역의 식물들이 같은 해 스페인의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많은 양의 CO₂를 흡수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극한 기후 조건에서 생태계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2001년부터 2022년까지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남부, 이탈리아 등지의 10개 생물지리학적 지역의 탄소 흐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륙성 및 습한 기후의 생태계가 지중해성 기후 지역보다 폭염과 가뭄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 변화가 지역 생태계의 탄소 순환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CO₂를 흡수하며, 이는 기후 변화 완화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자연적인 ‘탄소 흡수원’이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기온 상승으로 식물의 성장기는 길어졌지만, 이로 인한 탄소 흡수 증가는 유기물 분해 및 식물 호흡에 의한 CO₂ 방출 증가로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을 이끈 ICTA-UAB의 리카드 세구라 바레로(Ricard Segura-Barello)는 “토양 수분과 극한 기후 현상의 시점이 생태계의 반응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남서부 유럽과 같은 다양한 기후 유형이 혼재한 지역은 이러한 변화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위성 기반 태양 유도 형광(SIF) 데이터를 활용해 식물의 광합성 활동을 분석하고 생태계와 대기 간 탄소 교환이 극단적 기후 사건에 매우 민감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기후 불균형이 전 세계 탄소 순환 및 기후 변화 대응 노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취약 지역에서 탄소 흐름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주요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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