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빗팩토리 기획자가 말하는 인슈어테크의 ‘넥스트’

2024-12-23

(사진=홍보라 해빗팩토리 최고제품책임자(CPO, 오른쪽),이종욱 해빗팩토리 프로덕트 매니저)

보험에 기술을 결합한 인슈어테크 회사 해빗팩토리는 사용자가 가입한 보험 상품을 분석하고 진단하는 서비스를 한다. 사용자가 본인이 가입한 보험을 알게 하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해빗팩토리 측은 자신들의 노하우가 어려운 보험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하고 보여주는데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해빗팩토리 기획자는 사용자 관점에서 보험을 바라보고 서비스에 접근, 이를 기획에 적용한다.

해빗팩토리 기획자는 이러한 기조 하에 최근 시야를 금융 영역으로 넓히고 있다. 사용자에게 가입 보험을 친숙하고 쉽게 보여줬던 경험을 금융에도 녹여낸다는 전략이다. 가계부, 연금이 해빗팩토리가 차세대로 밀고 있는 서비스다.

해빗팩토리가 서비스를 보험 외 금융 영역으로 넓히려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보험 서비스에서 보여줬던 성공적인 사용자 경험을 금융 영역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 마찬가지로, 가계부, 연금 등의 서비스 확장, 고도화를 위해 해빗팩토리 기획자들은 사용자의 피드백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수용하고 있다.

두번째는 보험 분석, 진단은 단발성 서비스라는 점이다. 사실 사용자 입장에서 보험 분석은 한 번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많아야 1년에 한 번 서비스를 찾을까말까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해빗팩토리 입장에선 서비스 지속을 위해 사용자가 앱을 자주 찾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매일 소비를 알려주는 가계부와, 주기적으로 가입 내역을 살펴볼 수 있는 연금이다. 해빗팩토리 기획자들은 차세대 서비스를 하기 위해 어떤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을까.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최근 강남구에 위치한 해빗팩토리 사옥에서 홍보라 해빗팩토리 최고제품책임자(CPO), 이종욱 해빗팩토리 프로덕트 매니저를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각자 자기소개 해주세요

홍보라 해빗팩토리 CPO(이하 홍보라): 해빗팩토리 CPO 홍보라입니다. 시그널플래너가 사용자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업무하고 있어요.

이종욱 해빗팩토리 프로덕트 매니저(이하 이종욱): 보라님과 함께 서비스 기획을 하고 있는 프로덕트 매니저 이종욱입니다. 주로 보험 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획자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특히 인슈어테크 기획자는요?

이종욱: 기획자는 사용자가 겪는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기술이나 디자인으로 해결합니다. 사람 들의 불편함을 줄여주는 것이 회사의 성장과 이어지도록 하죠. 인슈어테크 기획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보험이라는 복잡한 분야의 문제를 분석하고 사용자가 쉽게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하거나 나와 가족의 보험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보험은 공급자와 수요자의 정보 비대칭과 불신이 심한 산업입니다. 비대칭과 불신을 줄이는데 특히 노력하고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며 일합니다.

홍보라: 보험은 다른 산업보다 훨씬 복잡하고 파면 팔수록 끝없이 복잡한 것들이 나옵니다. 결국 인슈어테크 기획자는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보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관점에서 일을 하는 것이 다른 산업군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보험 산업이 복잡하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홍보라: 상품의 수도 많고, 그 안에 있는 보장도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험상품은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설계가 다르고 회사마다 상품, 보장 내용이 다릅니다.

-기획자로서 최근 해빗팩토리에서 밀고 있는 차세대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요?

홍보라: 연금, 가계부, 건강처럼 실생활과 밀접한 영역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고객이 금융과 관련된 고민을 해결하고자 할 때 시그널플래너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서비스, 고객이 자주 찾는 서비스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고정비로 가장 많이 나가는 보험을 해결했다면 그 이후 개인 자산의 현재와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가계부, 연금으로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연금 또한 보험과 비슷하게 개인이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라 잘 정리해서 이해하기 쉽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연금, 가계부, 건강. 세 가지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해주세요

홍보라: 가계부는 사용자가 카드, 계좌 입출금 내역을 기반으로 소비, 수입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연금은 얼마나 모았는지, 앞으로 얼만큼 더 모아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건강은 사용자가 지금까지 받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따라서 건강 상태에 대한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건강한 습관 챙기기’라는 서비스를 최근에 내놨습니다. 노화 속도를 줄이고 싶다면, “계단을 걸어보세요”, “커피를 줄여보세요” 등의 메시지를 매일 받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해빗팩토리 전체 사용자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요?

이종욱: 25~39세 여성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지난 1년간 앱을 많이 이용한 고객 연령대는 30대와 20대가 각각 37.76%, 34.1%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40대와 50대는 각각 15.28%, 8.8%, 60대는 3.4%, 10대 0.66%입니디. 여성 65%, 남성 35% 정도의 비율입니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기존 사용자들의 관심도는 얼마나 되나요?

홍보라: 보험으로 서비스를 찾아와서 연금으로 관심을 보이는 편이에요. 보험, 연금 두 상품 모두 장기적인 상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가계부의 경우 사용자가 앱에 매일 들어와서 확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가계부는 해빗팩토리의 시작 서비스로 알고 있습니다. 근황은 어떤가요?

홍보라: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가계부 기능을 제공해 개인의 금융, 자산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험 서비스로 만족을 얻은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가계부로 이어가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작년 11월 시그널 플래너에 시그널가계부를 통합한 이후 데이터 연동 수가 약 7배 늘었습니다.

-사용자가 가계부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어떻게 유도하고 있나요?

홍보라: 앱 첫 화면에서 사용자 소비 패턴에 따라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어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쇼핑에 결제를 많이 했다면, ‘쇼핑을 좋아하는 OO’이라는 이름을 붙여 캐릭터를 만듭니다. 캐릭터 하단에는 “지난달에 비해 10만원 더 썼고, 이 부분은 조심해서 다음달에는 돈을 잘 쓰라”는 형태로 메시지를 보여줍니다.

또 이번주에는 얼마나 지출했는지, 운전자의 경우 톨게이트비, 주차비, 주유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가계부 서비스는 해빗팩토리에게 어떤 의미이며, 어떤 시너지를 가져다주나요?

이종욱: 고객이 자주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계부는 고객의 금융 자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서비스로 확장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줍니다. 예를 들면 내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에서 시작으로 노후 자금으로 얼마를 모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고요. 예를 들어 파스타 맛집인 곳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확장하듯 해빗팩토리가 보험 맛집에서 가계부, 연금 맛집이 될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연금, 가계부의 경우 지금 여러 서비스에서 하고 있는데, 해빗팩토리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홍보라: 연금은 다른 서비스보다 저희가 더 많은 분석, 정리를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을 분석해 사용자가 노후에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개인연금의 경우에도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이 얼마인지 예상해 사용자의 전체적인 노후 자금, 필요 자금 등을 알려줍니다.

-가계부의 경우 지출 알림 등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피로도가 쌓였을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아요

홍보라: 아무래도 많은 서비스들이 계좌 입출금 내역과 카드 소비내역을 보여주고 있어서, 저희도 그 부분(이 부분에 대한 사용자 피로도)을 제일 고민하고 있어요. 사용자가 소비를 많이 했다면 “소비를 많이했다”고 알림을 주는 것도 피곤할 수 있을 것 같아, 어떻게 하면 사용자에게 칭찬과 함께 소비 내역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해빗팩토리가 보험 외에 플러스 알파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보라: 사용자가 가입한 보험상품을 점검 받고 정리를 했다면 사실 저희 서비스를 다시 찾을 필요가 없어요. 그래서 다른 카테고리로 계속 확장을 해나가면서 사용자가 해빗팩토리를 꾸준히 찾을 수 있는 제품으로 거듭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해빗팩토리가 지향하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홍보라: 저희의 보험 서비스를 만족한 사용자들에게 다른 카테고리에서도 만족도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보험에서 끝나지 않고 연금, 가계부 등 계속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어요.

-서비스 기획 시 참고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홍보라: 사용자 데이터와 고객 피드백을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봅니다. 또한, 다른 서비스의 사례를 분석해서 우리가 차용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 얘기도 나누고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민합니다. 중간중간 설문을 하기도 하고요.

-기억에 남는 사용자 피드백이 있나요?

홍보라: 다양합니다. 새로운 서비스나 기능이 출시되면 일대일 문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서비스를 잘 쓰고 있는데 이건 좀 부족하다, 추가해달라”는 등의 요청을 주십니다. 이렇듯,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그 다음 프로덕트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준비 중인 서비스가 있다고요?

이종욱: 가족 간 보험 정보 공유 서비스인데요. 보험 가입 당사자가 아프거나 다칠 경우 스스로 보험을 챙기기는 어려운 상태일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이 오기 전 가족들에게 내 보험이 어떤 것인지 미리 알려주는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이 서비스는 어떻게 고안하게 됐나요?

이종욱: 내부에서 쓰는 슬랙의 ‘아무 말 아이디어’라는 채널이 있어요. 전사 직원들이 진짜 아무 말을 하는 곳인데, 한 번은 최고기술책임자(CTO)께서 “내가 죽으면 아내는 얼마를 가져갈까”라고 올렸어요. 이걸 풀다보니, 내가 다쳤거나 죽었을 때 가족들이 어떤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와 서비스를 기획하게 됐어요. 이번 달 중으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에요.

-해빗팩토리의 기획자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홍보라: 저희가 목표를 세우고 일하는 조직은 아니지만, 내년에 AI를 활용해서 기존에 하던 것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재테크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목돈을 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용자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사용자가 버는 수익, 소비패턴을 기반으로 돈 모으는 방법을 제시하는 내용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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