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지유신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목숨을 건 젊은 인재들의 열정이 결국 세상을 변혁시켰다고 볼 수 있다. 정치 체제를 바꾼 것은 삿초(사쓰마·조슈) 위주의 유신 주도 세력이었지만 인프라 등 사회 저변을 세부적으로 근대화시킨 것은 해외에서 철도, 통신, 건축, 화폐, 공학 등 전문 분야를 유학하고 돌아온 인재들이었다.”
신간 ‘메이지유신-일본의 퀀텀점프 이야기’는 미국의 페리 함대가 에도만(현 도쿄만)에 등장한 1853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근대 국회를 개원한 1890년까지 약 40년간 일본에 휘몰아친 전 분야에 걸친 급속한 대변혁에 관한 이야기다. 이 거대한 역사의 회오리는 수백 년간 굳건히 유지되던 에도막부 체제를 무너뜨리고 근대 국가 메이지 정부를 탄생시킨다. 스스로를 한일 근대사 작가라고 하는 저자는 앞서 ‘한일 근대인물 기행(2022)’,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2023)’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일본 관련 책을 선보였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20여 년 시차를 두고 벌어진 일본과 조선의 개항을 비교하며 개항 전 일본의 막부 체제가 조선의 왕조 체제보다 구조적으로 충격에 약해 오히려 근대 체제로의 변신에 유리했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전 시대인 에도막부 체제가 어떻게 270년이나 평화롭게 유지되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부 말기의 개혁 논의는 왜 터져 나왔고 막부 개혁론이 어떻게 메이지유신과 연계되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메이지유신을 다루면서 정치·행정적인 제도 개혁을 나열하는 일반 책들과 달리 이 책은 메이지유신 정책을 추진하는 세력의 입장과 정책을 받아들이는 국민의 시각에서 포괄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즉 정치와 행정, 외교, 군사, 교육, 사회, 교통 및 인프라, 경제, 산업, 사상과 문물 등 모든 분야에서 메이지 신정부가 어떻게 근대 국가로 ‘퀀텀점프’하는지, 또 이에 반발하는 세력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처리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우리는 메이지유신이 장기적으로는 태평양전쟁의 패전과 일본의 몰락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어 잃어버린 30년 등 일본 현대 사회의 문제도 첫 단추의 잘못에서 비롯된다는 것도 틀리지 않다. 메이지유신이라는 일본 근대사의 화려함 속에 ‘어둠’의 씨앗이 뿌려져 있었다는 말이다. 건국 신화와 연계한 천황 신격화, 정치인들과 군사 지도자들의 경쟁적 파벌, 군국주의와 국수주의 광풍 등이 주요 사례다.
“제정일치와 국가신도화는 메이지유신 중 가장 이해가 안되는 퇴행적 조치다. 유신 주도 세력은 새 체제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천황을 전면에 내세웠다. 천황의 권위를 위해서는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스의 자손이라는 신격화가 지름길이었다. 기존 불교는 쇼군 등 구 막부 지배층과 가까워 종교 면에서도 적폐청산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2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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