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최근 출시한 저출산 적금이 수신상품 열세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이 올해 8월 출시한 3만좌 한도 '40주 맘(Mom) 적금'이 이달 완판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3만좌 한도 판매는 곧 종료된다”면서 “출시 초기 소진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고 말했다. 이 상품에서 1만명 선착순으로 제공한 출산장려금(30만원)도 절반 이상 지급됐다.
같은 달 KB국민은행이 출시한 5만좌 한도 'KB아이사랑적금' 역시 40주 맘(Mom) 적금과 비슷한 속도로 잔여 계좌가 동나는 중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당행 대표 수신상품인 스타적금 흥행에도 크게 영향받지 않고 제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7월 출시한 Sh수협은행 3000좌 한도 '아가야환영해(海)' 적금은 보름만에 조기 소진됐다. 비슷한 시기 출시한 'sh모두행복해(海)기업적금'에서 일정금액을 적립하는 기금은 이달 기준 100억원에 육박했다. 사업자등록증을 소지한 법인 또는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은 단체가 가입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올해 청룡의 해를 맞아 운용을 시작한 'MG희망나눔 용용적금' 가입자는 최근 3만5000명을 돌파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키움 적금은 매년 좌수를 갱신해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거나 사회 취약계층과 고통을 나누는 성격을 가진 차별화된 금융 상품으로 인정받아, 지난해 금융감독원 '상생·협력 금융 신(新)상품' 1호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ESG 경영 일환으로 꾸준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출산 적금이 인기가 있는 것은 금리가 5~12%에 달하는 등 조건이 좋고 출산장려금 등 부가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수신상품 금리가 낮아지며 오히려 경쟁력이 더 생긴 셈이다. 은행들이 ESG 경영을 강조하며 판매를 촉진하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신상품 인기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저출산 테마 적금 인기가 돋보인다”면서 “이익보다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좋은 조건을 내건 상품 개발로 예비 부모 필수 금융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