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소형발사체 발사 일정 줄줄이 연기, 왜?

2024-12-27

[비즈한국] 국내 민간 우주 발사체 기업들의 발사 일정이 대부분 미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품 납품 지연 문제와 하드웨어 관리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 발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주 항공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이노스페이스가 위성 발사체 ‘한빛-나노’ 발사를 내년 3월에서 7월로 연기했다. 발사체의 전기 펌프 부품 확보와 신규 시험장 구축 지연이 주된 원인이다. 다만 기술력 문제가 아닌 외부 변수 영향이기 때문에 발사 경쟁력은 문제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노스페이스​는 핵심 부품의 대체 공급업체를 확보하고, 국내외 공급망을 모두 활용해 단일 공급업체 의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신규 시험장은 ‘단인증시험(종합연소시설) 시설’로 우선 추진할 예정이다. 단인증시험은 발사체 발사 전 지상 시험의 최종 관문으로 발사체를 수직 시험대에 고정한 상태에서 이뤄진다. 이노스페이스​는 아직 적자 기업이기에 첫 상업 발사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일정이 미뤄진만큼 더 철저하게 준비해 한 번에 발사를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시험발사를 목표했으나 발사체 최종 시험 중 화재가 발생해 도전을 미뤘다. 내년에 민간기업 첫 국내 발사를 목표로 시험발사체 발사 재도전에 나선다. 페리지는 발사체를 항구와 MLP에 보관하는 과정에서 주요 하드웨어가 5개월 이상 해양 환경에 노출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고, 점화 부품에도 접촉 불량이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발사도 해상 발사 플랫폼(MLP)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첫 유인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우나스텔라도 지난달 22일 전남 고흥 외나로도 염포마을에서 시험발사체 ‘우나 익스프레스 1호’​ 발사를 시도했지만 엔진 점화가 지연, 비행종단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해 이륙하지 못하고 발사가 중단됐다. 우나스텔라는 발사체 대부분을 손상 없이 보존하며 임무를 마친 만큼 내년 상반기 재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소형 발사체는 저비용, 빠른 발사 주기, 다양한 발사 옵션(장소·궤도) 등으로 소규모 사업자가 우주 산업에 진입하는 최적의 선택지로 꼽힌다. 다만 우주에 보낼 위성 숫자는 많은데 운송 수단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 같은 시장 잠재력에 글로벌 140여 개 기업이 소형 발사체 시장에 도전했지만 성공한 기업은 미국 로켓랩과 파이어플라이 정도다. 이 업체들 역시 처음엔 기술 결함으로 실패를 거듭했지만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방산 대기업 보잉과 노스롭그루먼 등의 지원을 받아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관련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현실은 오히려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올해 예산이 삭감되면서 소형발사체 분야 예산도 절반 정도가 날아갔다. 내년 예산에도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6일 소형발사체 기술교류 워크숍에 참석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소형발사체 예산은 지난해 70억 원 규모였다. 그런데 2024년에 절반 정도 삭감돼 연구진은 물론 기업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우주 산업을 지원하는 정부 국가우주위원회는 계엄 사태로 현재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위원장인 대통령의 참석은 불가능하고 당연직 위원인 주요 부처 장관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발사체 개발을 위해 민간 전용 발사장, 발사대, 조립대, 민간엔진 개발 지원이 필수적이지만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추경예산을 통해 시험시설 확보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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