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우 정도 시구를 해야 기억에 남죠.”
염경엽 LG 감독은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신인 김영우의 강렬했던 시구를 떠올리며 껄껄 웃었다. 이날 선발인 송승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다. LG 좌완 송승기는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9라운드에 지명됐고, 상무를 다녀온 뒤 이번 시즌 선발진의 한 축으로 활약 중이다.
염 감독과 송승기는 10여 년 전에도 잠시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 2014년 8월15일 염 감독은 넥센을 지휘하고 있었고, 당시 삼일초 투수였던 송승기가 두산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마침 당시 시구를 받은 포수도 현재 LG 주전 포수인 박동원이다.
염 감독은 그때 송승기의 시구 기억이 나는지를 묻자 “수많은 사람들이 시구하러 오는데 그런 부분까지 기억하기가 어렵다. 그때 송승기는 너무 어린 선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영우 정도의 임팩트라면 모를까”라며 지난해 김영우의 시구를 기억했다.
김영우는 지난해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LG가 1라운드 전체 10번으로 지명한 우완투수다. 김영우는 최고 시속 150㎞ 중반의 빠른 공을 던져 일찌감치 전국구 투수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런데 LG 대선배들과 홈팬들 앞에서 처음 인사하는 자리에서 ‘흑역사’를 남겼다. 김영우는 지난해 9월25일 LG 지명 신인들이 모두 잠실구장을 인사차 방문한 ‘루키스 데이’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큰 기대를 받으며 마운드에 오른 김영우는 씩씩하게 정식 투구폼으로 포수를 향해 공을 던졌지만, 공이 손에서 빠지며 그대로 백네트로 향했다. 김영우는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염 감독은 “나도 그 장면을 보고 당황했다. 그날 코치들에게 ‘쟤를 마무리 훈련에 보내야겠다’고 지시했다”고 기억하며 웃었다. 어쩌면 두 선수 모두 당당히 팀의 주축 투수로 활약 중이라 유쾌하게 기억할 수 있는 장면이다. 손승기는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에 등판해 4승3패 평균자책 3.20을 기록 중이다. 김영우도 데뷔 시즌에 팀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 1.93(21경기)로 맹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