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한국 음식 어떻게 설명하나

2025-01-24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 시기엔 누구나 명절에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을 한 번쯤 떠올리게 된다. 특히 설날에는 떡국이 상차림의 주인공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잡채, 갈비찜, 전과 같은 다양한 명절 음식을 함께 즐겨 먹는다.

우리가 즐겨 먹는 명절 음식 중 ‘전’은 영어로 뭐라고 부를까? 사실 전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번 먹어보면 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다. 아마도 전과 비슷한 음식이 있는 나라가 많아 익숙하게 느껴지기 때문일지 모른다. 많은 식당에서는 영어로 전을 소개할 때 흔히 “한국식 팬케이크 (Korean pancake)” 혹은 심지어 “한국식 피자(Korean pizza)”라고 칭한다.

사실 나는 이 두 가지 명칭에 모두 반대하고 싶다. 한국에 오기 전 나는 한국 음식을 먹어본 적이 딱 한 번 있다. 영국을 떠나기 바로 전주에 런던 시내에서 먹었던 비빔밥 한 그릇이 전부였다. 당연히 전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한국에 온 후 “Korean pizza”를 먹으러 가자는 초대를 받았을 때 어떤 음식을 기대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막상 전을 처음 접했을 때 모양이 둥글고 평평하다는 점 외에는 피자와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Korean pizza”보다 “Korean pancake”가 그나마 더 나은 표현이다. 사전에 따르면 팬케이크는 얇은 반죽으로 만든 양면을 익힌 평평한 케이크다. 하지만 영어에서 ‘케이크’라는 단어는 보통 디저트류의 단 음식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 음식에 대해 한글 명칭을 사용하고 그 음식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음식을 한글 버전으로 어색하게 소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국 음식 전은 전이고 그렇게 불려야 한다. “김치전은 김치가 들어있는 짭짤한 맛의 팬케이크와 같은 모양의 음식입니다”라는 식으로 친숙한 음식을 언급하며 설명할 수도 있지만, 명칭 자체는 한국어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다른 음식도 예외는 아니다. 김밥은 김밥이지 한국식 초밥 (Korean sushi)이 아니다. 호떡은 호떡이지 한국식 단 팬케이크 (Korean sweet pancake)가 아니며, 막걸리는 막걸리지 한국식 와인 (Korean wine)이 아니다.

외국에서 온 음식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타코를 멕시코식 샌드위치 (Mexican sandwiches)라고 하지 않고, 크레페를 프랑스식 팬케이크 (French pancakes)라고 부르지 않는다. 한국 음식도 동등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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