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로봇 공개...삼성의 볼리·LG의 Q9, 표현력과 기능성 사이 어디에?

2025-02-19

애플, "로봇이 표현력 갖추니 사용자 참여도 높아져"

"로봇이 음악 재생하며 춤추니 따라서 춤추고 싶었다"

양산은 다른 문제...감성만 있고 기능성 떨어진다 비판도

볼리·Q9 출시 코앞...'똑똑한 집사'·'공감지능' 보여줄까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애플이 가정용 로봇 프레임워크 '엘러건트(ELEGNT)'를 발표하며 표현력을 갖춘 로봇이 사용자의 호감을 이끌어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볼리와 LG전자의 Q9은 어떤 전략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쏠린다.

애플이 지난 1월 21일 제출한 논문은 탁상형 램프 로봇(이하 램프 로봇)을 매개체로, 램프 로봇의 움직임과 사용자의 반응 사이 상관관계를 다뤘다.

논문에 따르면 기능만 수행하는 로봇보다 표현력을 갖춘 로봇이 더욱 사용자의 참여도를 높인다.

논문은 이를 실험하기 위해 각 시나리오마다 기능에만 충실한 로봇과 표현력을 갖춘 로봇을 배치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관찰했다.

사용자가 램프 로봇에게 음악을 재생해달라고 했을 때 음악만 재생한다면 이는 기능에 충실한 것이다. 램프 로봇이 음악을 재생하면서 걸맞는 춤을 춘다면 이는 표현력을 동반한 것이 된다.

램프 로봇이 사용자에게 물 마실 것을 제안할 때에도 기능에만 충실하려면 제안 문구만 내보내고, 표현력을 갖춘 로봇은 물컵을 사용자에게 민 다음 제안 문구를 내보내기 전에 사용자를 빤히 쳐다본다.

다수의 실험 참가자는 램프 로봇이 움직임을 보일 때 이를 '감정적이다'고 평가했다.

한 참가자는 노래를 틀어주며 춤을 춘 램프 로봇을 가리켜 "로봇이 춤을 크게 출 때 따라 춤추고 싶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로봇을 '그것(it)'이 아닌 '그녀(she)'로 가리키기도 했다.

반면 램프 로봇이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때 참가자들은 '지루하다', '너무 기계같다', '흥미롭지 않다', '감정이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참가자는 "대화 중에 램프 로봇이 너무 움직이질 않으니 징그럽기까지(creepy) 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같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로봇에 표현적 움직임을 더하자 사용자는 로봇을 더욱 좋아하게 됐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논문은 애플이 추구하는 로봇의 정의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같은 비전을 현실화할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엄청나게 많다"며 "애플은 추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들은 시연까지 마친 데다 곧 출시가 예상된 로봇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집사 역할을 할 수 있는 AI 로봇 '볼리'의 올 상반기 출시를 예고했다.

볼리는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음악을 틀어주고 업무를 도와주는 등 똑똑한 비서 역할도 수행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도 '공감지능'을 담은 이동형 AI 로봇 'Q9'을 출시할 계획이다.

공감지능은 AI가 고객을 더 배려하고 공감해 보다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LG전자의 AI 지향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I 로봇이 기능 집중적인 형태로 출시될 지, 애플의 램프 로봇처럼 표현력도 갖출 지에 대해서 관계자들은 말을 아꼈다.

'표현력 있는 로봇'과 '기능에 충실한 로봇' 중 무엇이 나은가에 대한 토론은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뜨겁다.

관련 영상의 한 댓글은 "혁신 빠진 감성은 절대 얼리어답터 이상의 시장을 장악할 수 없다"며 애플이 표현성에 집중한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다른 댓글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을 앞둔 마당에 팔 한 짝만도 못한 램프가 뭐냐"고 기술 실현화가 늦은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발전이 빠른 AI와 로봇 산업의 특성상 어느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가 나올 줄 몰랐던 것처럼 변화가 워낙 빠르다. 지향점 하나를 잡고 쭉 가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변화에 발맞춰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평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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