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앤컴퍼니 'CDMO' 접는다···신동력은 '항체·메디컬푸드·화장품'

2025-02-13

지놈앤컴퍼니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서 철수한다. 이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항암제 개발 실패 소식이 잇따르며 사업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자체 개발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항암제의 임상 결과에 따라 해당 사업을 메디컬푸드(의료식품)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또한, 화장품 등 컨슈머 사업을 새로운 주요 수익원으로 키우며,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신규 타깃 항체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13일 지놈앤컴퍼니는 미국 자회사 리스트바이오에 투자하기로 했던 약 6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공장은 매각할 예정이며, 공장 규모는 약 260억원으로 추정된다.

리스트바이오는 지놈앤컴퍼니가 2021년 CDMO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한 회사다. 당시 지놈앤컴퍼니는 CDMO 진출을 발표하며 "연구개발과 생산 모두 가능한 완전 통합형 제약회사(FIPCO)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으며 임상 초기 단계 물질들이 후기 임상으로 진행됨에 따라 수백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마이크로바이옴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을 밝혔었다.

CDMO 사업은 매년 1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체 매출(140억원)의 약 83%가 CDMO 사업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시장성 악화로 인해 CDMO 사업을 철수하게 되었다. 베단타, 에벨로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 초기 임상 단계에서 개발을 중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고 임상 실패로 폐업하는 기업들도 늘면서 대규모 케파(생산능력)에 대한 시장성이 떨어진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는 병용 요법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단독으로 사용하기엔 효과가 부족하다. 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컨슈머 사업의 성공도 영향을 미쳤다. CDMO 사업을 대체할 만큼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브랜드 '유이크'(UIQ)는 현재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19개국에 진출해 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컨슈머 사업의 목표 매출을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80억원으로 설정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이 58억원에 달해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아마존에 단독 브랜드관을 개설할 계획도 있어 올해 성장 전망이 밝다. 공식 입점 시기는 4월 전으로 알려졌다.

지놈앤컴퍼니는 기존의 마이크로바이옴 사업 대신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컨슈머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해 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 단계에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도 메디컬푸드로 개발 전략을 전환할 예정이다.

현재 임상 2상 단계에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후보물질 'GEN-001'은 연내 임상 결과가 도출될 예정이며, 임상 3상으로 진입하는 대신 기술이전을 추진하거나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 방향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GEN-001'은 미생물을 기반으로 하여 안전성이 높고, 임상에서 항암 효능도 입증되었기 때문에 메디컬푸드 개발 가능성도 있다. 메디컬푸드는 일반 건강기능식품과 달리 의사의 처방 및 감독이 필요한 보조식품으로 미국에서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어 이를 제품화할 파트너사도 찾고 있다.

컨슈머 사업에서 확보한 자금은 ADC용 항체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당초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와 신규 타깃 항암제를 동시에 개발해왔으며, 'GENA-111'이 ADC용 항체로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를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ADC는 암세포에 반응하는 항체에 페이로드를 링커로 결합시켜 개발되며, HER2, TROP2 등 기존 타깃을 넘어서는 새로운 타깃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GENA-111'은 지노클 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신규 타깃 'CD239'를 표적으로 하는 ADC 항체로, 지난해 5월 스위스 제약사 디바이오팜에 5860억원 규모(4억2600만 달러)로 기술이전됐다.

또한, 회사는 GENA-120, GENA-121 등 후속 ADC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영국 항암 전문 신약개발사 '엘립시스 파마 리미티드'에 신규 타깃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ENA-104'를 기술이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글로벌 기술이전이 이루어진 지 8개월 만이다.

'GENA-104'는 지놈앤컴퍼니가 최초로 발굴한 신규 타깃 CNTN4를 타깃하는 면역항암제로, 기존 면역항암제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암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높은 잠재력을 지닌 치료제로 평가된다.

엘립시스 파마는 올해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며, 미국과 유럽에서도 임상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홍유석 총괄사장은 "GENA-104 기술이전의 목적은 초기 수익이 아니라 임상 1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자금력과 노하우를 갖춘 엘립시스와 최적의 임상 디자인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적인 임상 1상 수행을 통해 2차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2021년 사업 진출 당시와 비교해 마이크로바이옴 CDMO 전망이 크게 변동됐다. 이 사업을 지속하기보다는 자산을 처분하고 투자금을 회수해 ADC 연구와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주주 이익 증대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자체 개발한 링커와 페이로드를 장착한 ADC 물질도 개발 중이다. 향후 기술이전 시 단순 항체 기술이전보다 더 큰 규모의 계약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컨슈머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R&D 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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