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 골프의 리빙 레전드 최경주(55)가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 한 홀에 4타를 잃는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고도 1오버파 72타로 마무리했다.
최경주는 17일 제주도 서귀포의 핀크스 골프 클럽(파71·732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2025(총상금 13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 쿼드러플 보기 1개를 기록해 스코어카드에 1오버파 72타를 적어내며 공동 69위에 랭크됐다.
1~4번 홀에 버디 2개 보기 1개로 1언더파를 기록하며 순항하던 최경주는 5번 홀(파3)에서 쿼트러플 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티샷이 두 번 연속으로 그린 앞 호수에 빠져 다섯 번째 샷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다. 이후 홀 아웃까지 투 퍼트를 더했다. 이어진 6번 홀(파4)도 보기로 마쳐 한 타를 더 잃었다. 전반 9개 홀은 4오버파였다.
하지만 후반 들어 샷감을 되찾아 타수를 줄여갔다. 12번 홀(파4)과 15번 홀(파4), 16번 홀(파5)에서 잇달아 버디를 기록하며 3타를 줄여 1오버파로 1라운드 일정을 마무리 했다.

최경주는 지난해 이번 대회에서 ‘기적의 사나이’로 불리며 드라마 같은 우승을 기록했다. 박상현과의 1차 연장에서 시도한 세컨드 샷이 18번 홀(파4) 그린 앞 작은 바위섬에 떨어져 보기 없이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어진 2차 연장에서 최경주가 버디를 기록해 파에 그친 박상현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이번 대회는 당초 15일에 개막 예정이었지만 15~16일 연속으로 대회장이 안개에 뒤덮여 이틀 연속 일정이 순연됐다. 때문에 17~18일에 1~3라운드를 몰아서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 선수들은 17일 1라운드를 마친 뒤 휴식 없이 곧장 2라운드 일정에 돌입했다.
최경주는 “내 골프 인생을 통틀어 이틀 연속 대기만 하다가 치는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몸이 덜 풀려 출발이 아쉬었지만 리듬을 되찾으면서 후반에는 정상적인 플레이가 이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쿼드러플 보기와 관련해서는 “5번 홀에서 나온 상황이라 남은 홀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끝까지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36홀을 도는 건 쉽지 않지만, 젊은 선수들을 따라가니 괜찮다”면서 “그래도 2라운드에 나서기 전 40분 정도는 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경주가 쿼드러플 보기를 범한 5번 홀에선 이상희도 그린을 직접 공략하려다 바로 앞 호수에 볼을 세 차례나 빠뜨린 끝에 섹스튜플 보기(기준타수보다 6타를 더 치는 것)를 범했다. 같은 홀에서 김상현은 쿼드러플 보기, 김남훈과 박상현, 맹동섭은 트리플 보기를 적어냈다.
반면 이규민은 티샷을 곧장 홀에 넣어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그는 부상으로 500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