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서울 남산이 하루가 다르게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남산서울타워가 7월 초 매끈하게 변신했다(사진). 탑신부에 있던 철제 구조물이 두 달여 공사를 거쳐 철거됐다. 탑신부 구조물은 방송 송출용 안테나 등을 거치하기 위해 설치됐는데 방송의 디지털화 등으로 활용도가 줄었다. 철거 결과, 지난달 30일 준공 50돌을 맞은 남산서울타워는 한층 더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남산 남측순환로에는 앞서 6월에 길 바깥쪽으로 데크 계단 길이 설치됐다. 순환버스와 자전거가 다니는 이 도로에 보행자를 위한 전용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달 26일에는 북측순환로에서 남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데크 계단 ‘북측숲길’이 열렸다. 북측순환로는 산책과 달리기 전용이다. 한여름에도 녹음에서 시원하게 달릴 수 있어, 7월 초부터 주말 러너가 부쩍 늘었다.
남산에는 봉수대와 일제 통감관저와 조선신사의 자취, 중앙정보부 건물과 중정부장 관사 등 조선 이후 일제 강점기, 독재 정권에 이르는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다. 남산 애호가이자 연구자인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은 일제 강점기에 초점을 맞춰 ‘다크 투어리즘’을 활성화하자고 제안한다(『푸른 눈썹 같은 봉우리, 아름다운 남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남산서울타워가 등장한다. 남산서울타워 외에도 남산에는 국립극장, 국궁장 석호정, 제갈량 사당 와룡묘, 야외식물원 등이 있다. 세계 주요 수도 중 한복판에 자연·역사·문화 자산을 남산만큼 풍부하게 갖춘 곳이 없다.
비취색 눈썹을 뜻하는 취미(翠眉)로 남산을 비유한 이는 조선 후기 문인 이덕무였다. 간서치(看書痴), 즉 ‘책만 읽는 바보’라고 불린 그는 자신에 대한 글을 “목멱산 아래 어리석은 사람”으로 시작했다. 이 또한 남산 이야기의 한 자락으로 이어지는 실마리다.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