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베란다로 가더니"…예비 신랑과 싸우다 아파트 20층서 추락사 여성

2024-09-24

유족 "극단적 선택할 아이 아니다"며 의혹 제기

경찰, 정확한 사인 확인 위해 국과수 부검 의뢰해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예비신랑과 함께 있던 20대 여성이 추락해 숨졌다. 유족들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두고 의혹을 제기했다.

24일 부산 해운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8시 18분쯤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20층에서 20대 여성 A(28)씨가 추락했다. A씨의 남자친구 30대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가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사망했다.

이를 두고 유족들은 지난 20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아이가 아니다"며 "홈쇼핑, 필라테스 관리자, 파워블로그 등을 하면서 생활력이 강했다"고 말했다.

B씨는 유가족들에게 "말다툼하다가 (A씨가) '기분이 나쁘니까 친구들하고 놀고 오겠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내가 '싸운 상태에서 나가면 안 풀린다'고 하면서 팔목을 잡았는데 뿌리치더니 '네가 원하는 게 이거지' 하면서 갑자기 베란다로 갔다"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A씨가 창문과 방충망을 여는 동안 가만히 있었냐고 묻자 B씨는 "현관에서 한숨 쉬고 고개를 떨구고 있었는데 (A씨가) 그렇게 갔다"며 "(A씨가) 떨어지면서 난간을 왼손으로 잡기도 했는데, 그거라도 잡으려고 빨리 갔으나 결국 못 잡았다"고 답했다.

유족들은 "(A씨가) 아픈 사람도 아니고. 정신이 이상한 사람도 아닌데 뭔가 되게 이상하지 않느냐. 방충망을 열기 쉽지 않고 베란다 창틀의 높이가 110cm로 키 157cm의 A씨가 넘기 쉽지 않은데, 그동안 B씨가 막지 못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집안에 몸싸움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었던 점, 밖에 나가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뛰어내렸다는데 휴대전화가 방 안에 있었던 점 등이 이상하다"고 했다.

A씨의 지인들은은 결혼 준비 과정에서 이들이 경제적 이유로 자주 다퉜다고 전했다. 또 A씨가 누군가에게 맞아 다쳤다며 멍든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경찰은 현장 감식 결과 A씨의 신체에서 B씨가 물리력을 가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락 직전 집에서 고함을 지르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 주민의 진술 등이 나오면서 여러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부검을 의뢰했다. 결과는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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