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구단주 별세 이후 긴축 모드, 남은 가족 간 소송전까지··· 이유 있는 샌디에이고의 초라한 겨울

2025-01-09

외부 영입은 전혀 없고, 가진 자원도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MLB) 전체에서 가장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내던 샌디에이고가 올겨울 유독 조용하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11월 유틸리티 자원 타일러 웨이드와 1년 90만 달러 연장계약을 맺었다. 오프시즌 샌디에이고가 MLB 로스터 기준 체결한 유일한 계약이다. 아직 FA 영입은 없고,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도 없다.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언 트리뷴은 9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는 지금까지 외부 FA를 1명도 영입하지 않은 6개 팀 중 하나이며, FA는 물론 트레이드 영입도 하지 않은 2개 팀 중 하나”라고 전했다.

내부 자원을 대하는 태도도 이례적으로 소극적이다. 김하성을 비롯해 주릭슨 프로파, 태너 스콧 등 팀에 필요한 내부 FA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지만 재계약 의지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와 좌완 마틴 페레즈는 이미 다른 팀으로 떠났다.

원래 이런 팀이 아니었다. 샌디에이고 A.J. 프렐러 단장은 ‘매드맨’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선수 영입에 공격적이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등 슈퍼스타들에게 아낌없이 초대형 계약을 선사했다.

올겨울 샌디에이고가 예년과 다른 건 결국 돈 문제다. 샌디에이고는 2023년 2억5000만 달러를 넘었던 선수단 총연봉을 지난해 1억7000만 달러 선까지 끌어내렸다. 전임 구단주 피터 세이들러가 2023년 11월 별세하면서 ‘긴축 모드’로 들어갔다. 그렇게 감축을 했지만 2025년 샌디에이고 총 연봉은 다시 사치세 한도인 2억4100만 달러를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 선수들의 연봉 인상 등을 감안한 결과다. 최근 몇 년 동안 워낙 화끈하게 선수들을 끌어 모은 여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단주 가족간 소유권 다툼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면서 내부 사정은 갈 수록 어수선하다. 전임 구단주 피터 세이들러의 아내인 실 세이들러는 최근 죽은 남편의 형인 존 세이들러를 상대로 구단 경영권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다. 존 세이들러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가운데 실 세이들러가 불만을 제기하면서 구단주 가족 그룹 내부에서 충돌이 빚어진 셈이다. 샌디에이고 유니언 트리뷴은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올겨울 구단의 소극적인 행보는 구단 소유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사정이 어떻든 간에 외부 영입은커녕 내부 자원 단속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데 평가가 좋을 수는 없다. CBS스포츠는 지금까지 샌디에이고의 비시즌 행보에 F학점을 매겼다. 샌디에이고를 비롯해 애틀랜타, 세인트루이스, 미네소타, 시애틀 등 불과 5개 팀만 F학점을 받았다.

전력 보강 없이 샌디에이고가 올 시즌 순위 경쟁을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리그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지구다.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를 비롯해 애리조나와 샌프란시스코 등 언제든 포스트시즌을 노릴만한 팀들이 득시글하다. 다저스는 올해도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다. 애리조나가 코빈 번스를 영입했고, 샌프란시스코가 윌리 아다메스를 품에 안으며 착실하게 전력을 보강했다. 샌디에이고의 초라한 겨울이 더 대비될 수밖에 없다.

‘한방 역전’의 수가 없지는 않다. 샌디에이고는 사사키 로키의 최유력 목적지로 꼽힌다. 포스팅 입찰이라 큰돈을 들일 필요도 없다. 사시키를 품에 안을 수 있다면 유의미한 전력 보강을 할 수 있고 팬들의 원성까지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영입에 성공할 경우의 이야기다. 샌디에이고 외에도 사사키를 노리는 팀은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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