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2024년, 반등의 새해를 꿈꾼다

2025-01-08

20204년 유독 부진했던 타자들이 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 등 영향으로 타고투저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터라 부진의 충격이 더 도드라졌다. 지난해와 다른 2025년을 다짐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100을 리그 평균으로 하는 wRC+(조정 득점 창출력) 기준으로 2023년에 비해 가장 크게 성적이 떨어진 타자들을 찾았다. 낙폭이 크려면 애초에 고점이 높아야 한다. 그래서 그 면면들이 화려하다. NC 손아섭(37)과 KT 황재균(38), 한화 노시환(25) 순이다.

손아섭은 영광과 시련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6월 박용택의 2504안타를 넘어 KBO 리그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지만, 시즌 내내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허덕였다. 수비 도중 충돌하며 무릎 후방 십자인대가 손상되는 대형 부상까지 터졌다. 부진과 부상 속에 손아섭은 타율 0.285로 시즌을 마쳤다. wRC+는 평균에 한참 부족한 78.3에 그쳤다. 2023년 137.1과 비교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2023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낙폭이 가장 컸다.

황재균 역시 2024년은 힘겨웠다. 타율 0.260에 OPS 0.692에 그쳤다. 주전으로 올라선 2009년 이후 거의 15년 만에 닥친 커리어 로우 시즌을이었다. wRC+는 2023년 116에서 72.2로 43.8이 떨어졌다. 리그에서 3번째로 크게 성적이 하락했다. 시즌 초반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가 구설에 오르는 등 성적 외적으로도 편치가 못했다.

최근 3년간 손아섭과 황재균의 추이가 유사하다. 2022년 부진을 떨치고 2023년 반등했지만, 2024년 더 크게 추락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년간 손아섭의 wRC+는 100.6, 137.1, 78.3이다. 황재균은 97.1, 116.0, 72.2다.

두 사람 다 30대 후반의 베테랑이다. 한 해만 부진해도 ‘에이징 커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나이가 됐다. 2년 연속으로 부진하다면 의구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손아섭도 황재균도 예년과 다르게 시즌을 준비하며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손아섭은 동남아 모 국가에서 일찌감치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4일 구단 신년회에 참석하러 일시 귀국했다가 곧장 다시 나갔다. 날씨 따뜻한 곳에서 무릎 재활을 포함해 피지컬 트레이닝에 한창이다. 기술 훈련을 잠시 미룰 만큼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드는 걸 우선순위로 뒀다.

황재균 역시 체중을 감량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FA 허경민이 KT에 합류하면서 3루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글러브 여러 개를 들고 다닌다고 할 만큼 어떤 포지션이든 100%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손아섭과 황재균, 두 베테랑 사이에서 노시환의 이름이 보인다. 타격 지표 전반이 모두 하락했다. wRC+ 106.5로 2023년 160.0보다 53.5가 떨어졌다. 타고투저 바람 속에 리그 전체 홈런 숫자는 2023년 924개에서 2024년 1438개로 55%나 증가했는데, 정작 ‘홈런왕’ 노시환이 뒷걸음질했다. 2023년 31홈런으로 1위에 올랐던 노시환은 2024년 24홈런 전체 12위로 주저앉았다. 시즌 중반 어깨 관절와순 손상을 입었고, 통증을 참아가며 경기에 나섰던 여파가 없지 않았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화끈하게 움직였다. 심우준과 엄상백, FA 2명에게 128억을 쏟아부었다. 목표는 당연히 가을야구다. 신구장 개장과 함께 2025년을 약속의 해로 만든다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건 역시 4번 타자 노시환의 반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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