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 투수들도 꺼리는 ‘라팍’의 벽, 2025년에도 삼성의 투수들이 이겨내야할 과제

2025-01-07

2024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삼킨 삼성이 스토브리그에서 주력한 건 불펜 보강이었다.

‘최대어’로 꼽힌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장현식의 영입전에 뛰어들었으나 실패했다. 선발 투수 자원 최원태를 영입하는데에는 성공했으나 아직 불펜 보강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올해 스토브리그를 겪으면서 삼성이 체감한 건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대한 시선이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인 곳으로 장타가 많이 나온다. 2024시즌 216개의 홈런이 나왔다. KBO리그 구장 중에서 가장 많다.

삼성이 외부 자원을 영입하기 위해 알아보다보니 다른 조건도 아닌 홈구장 때문에 이적을 꺼린다는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현식이 LG를 선택한 것도 잠실구장이라는 이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생각보다 투수들의 라팍에 대한 거부감이 크더라”고 말했다.

앞으로 트레이드 등 전력보강을 할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당장 보여지는 움직임은 없다. 10개 구단은 1월25일부터 스프링캠프를 통해 본격적으로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대부분의 팀들이 캠프지로 떠날 준비를 하는 시기다. 삼성 역시 외부 영입을 기다리기보다는 기존 자원들의 성장을 믿을 수밖에 없다.

삼성 투수들의 최우선 과제는 장타를 억제해야한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삼성 선수들이 홈구장에서 내준 홈런은 총 99개였다. 이 중 불펜 자원들이 맞은 홈런들은 38개였다. 오승환, 김재윤 등 경기 후반을 지키는 투수들이 7홈런을 허용했다. 경기 중 촉각을 다투는 순간에 등판하는 불펜 투수가 홈런을 하나라도 내주게 된다면 삼성에게는 치명타가 된다. 아예 홈런을 막을 수 없다면 과감한 승부를 통해서 주자를 많이 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에는 강속구 투수가 많지 않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두각을 드러낸 김윤수 외에는 150㎞대 공을 던지는 투수가 거의 없다. 그렇기에 상대를 힘으로 윽박지르는 투구를 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삼성은 땅볼 유도를 하는 투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난해 시즌 중 베테랑 투수 송은범을 데려온 것도 이런 점에서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새 외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도 땅볼 유도에 최적화 되어 있다. 최원태도 홈구장에 맞춰 투심패스트볼을 위주로 투구하는 방식으로 피칭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불펜에서도 젊은 투수가 대부분인만큼 지난해 쌓인 경험을 토대로 투수들이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김태훈이 부상으로 빠졌을때 박진만 삼성 감독이 “이제 해줘야한다”라고 믿음을 드러냈던 최지광은 지난해 35경기에서 3승2패7홀드 평균자책 2.23을 기록하며 증명을 했다. 9월 말 팔꿈치 수술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했던 그는 이번에는 수술 후 첫 해 피홈런 억제라는 과제를 해결해야한다.

삼성의 귀한 왼손 자원인 이상민은 지난해 37경기에서 2승1패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 3.90을 기록했다. 필승조의 유일한 왼손 투수다. 다만 들쑥날쑥한 투구가 약점으로 꼽히기에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선발 자원이었던 베테랑 왼손 투수 백정현이 불펜으로 보직이 바뀐다고 해도 여전히 이상민에 대한 비중이 더 높다.

투수들이 꺼리는 곳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하더라도 이를 극복한다면 다른 구장에서 뛰는 투수들보다 더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 삼성 계투진의 평균자책은 4.97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4.54)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게다가 다승왕 원태인까지 배출했다. 2025시즌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바라는 삼성으로서는 홈구장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이를 토대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키우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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