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안전 운전으로 행락철 사고 막자

2025-05-06

봄철 나들이가 활발해지면서 도로 위 위험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 졸음운전과 2차 사고 등 반복되는 교통사고는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따라서 교통안전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실천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다.

우리 사회는 오랜 시간 교통안전에 힘써왔다. 하지만 여전히 한해 수천 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사회적 손실은 수십조 원에 달한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엄격한 법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 음주·난폭·과속 운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처벌 수위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제도적 정비는 기본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인프라 구축, 지역 특성·계층을 고려한 교통안전 정책 개발도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제도와 기술이 정교해져도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우리 사회의 교통문화 자체가 성숙해져야 한다.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충분한 휴식, 안전거리 확보, 방향지시등 사용의 생활화, 보행자 우선 존중과 같은 기본적인 행동이야말로 진정한 안전 사회의 출발점이다.

졸음 운전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졸음 운전은 단 1초의 방심만으로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차량이 시속 100㎞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는 피해가 더욱 심각해진다. 충분한 수면 없이 운전대를 잡는 것은 도로 위에서 눈을 감고 걷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장거리 운전 시에는 최소 2시간마다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필요 시 짧은 낮잠이나 스트레칭을 통해 집중력을 회복하는 것이 필수다.

2차 사고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차 사고 치사율은 54%로 일반사고에 비해 6.5배나 높다. 운전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신속하게 차량과 도로에서 벗어나 안전지대로 대피하는 것이다. 고속도로에서는 비상 행동 요령의 앞 글자를 딴 ‘비트밖스’를 기억하자.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연 뒤 밖으로 대피 후 스마트폰으로 신고하는 실천만으로도 생명을 지킬 수 있다.

화물차 사고 예방도 중요하다. 과속·과적·졸음운전은 대형 사고의 주요 원인일 뿐만 아니라 물류 지연 등 간접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반면 적재물 고정 확인, 규정 속도 준수, 정기 정비, 충분한 휴식 등 기본 수칙을 지키는 일은 운전자 본인의 안전을 지키고, 기업의 비용 절감과 산업 전반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적응형 순항제어 장치(ACC) 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 ACC는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주행하도록 도와주는 보조 장치일 뿐 돌발 상황이나 도로, 날씨에 따라 사용에 제한적일 수 있다. 장비에 의존하는 순간 위험은 오히려 커진다. 따라서 ACC 작동 제한 상황을 미리 숙지하고, 항상 운전대를 잡고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

이 모든 안전의 기초는 차량 점검에서 시작된다. 출발 전 타이어 상태, 브레이크 작동 여부, 냉각수와 엔진오일 확인 만으로도 많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사고의 고통을 생각하면 준비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은 큰 게 아니다.

결국 도로 위 안전은 기술과 단속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어떤 문화와 태도로 운전하느냐에 달려있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준비가 돼 있으면 걱정할 일도 없다. 교통안전을 삶의 습관으로 체화할 때 기술과 정책의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나들이의 최종 목적지는 집이다. 오늘도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안전 운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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