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키워드] MASGA

2025-08-01

1938년, 부산 영도의 바다에 철선 한 척이 올랐다. 목선을 만들던 장인들이 처음으로 철을 다뤄 만든 배였다. 일제강점기, 전쟁 수요에 떠밀린 출발이었지만 그 물살을 가르며 산업은 전진했다. 반세기 뒤 한국은 세계 1위 조선 강국이 됐다.

미국은 2차대전 당시 ‘하루에 배 한 척’이란 신화를 세웠다. 리버티선이라 불린 표준 화물선을 대량 생산하며 조선 강국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 민간 조선은 쇠퇴했고 기술도, 인력도 사라졌다.

그런 미국을 파고든 말이 우리의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다. 미국판 조선업 부흥 캠페인을 돕겠다는 것으로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 지렛대였다.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로,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인력 양성, 공급망 재구축을 하자는 것이다.

오늘날 조선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다. 해양 통제력, 글로벌 공급망 주권을 좌우하는 전략 기반이다. 마스가가 미국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에만 머물러선 안 되는 이유다. 한국이 기술로 항로를 제안하고, 전략으로 표준을 주도할 기회다. 닻은 올랐다. 이제 누구의 항로가 될지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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