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취임식에 100만弗 기부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강화 나서
정용진·김범석·허영인 등 미국行
鄭·金, 스타라이트 무도회 합류
트럼프와 일대일 대면 기회도
여야 의원들, 주요 인사들 만나
한미동맹 강화 위한 관심 당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참석차 전세기에 오르던 ‘트럼프 패밀리’의 현장 사진에 현대자동차의 SUV인 제네시스 GV80이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일가는 20일 플로리다주(州) 팜비치에서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덜레스 공항으로 향하는 공군기에 탑승했다. 팜비치포스트 등 지역 외신들의 전세기 탑승 중계방송 화면에 현대차의 제네시스 GV80이 포착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자회사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7천만원)를 기부해 주목을 받았다.
초강력 미국 우선주의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귀환에 정·재계 인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현대자동차의 핵심 경영진인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과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CEO), 성 김 사장 등 주요 임원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만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현대차를 새롭게 이끄는 중요한 인물들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찾지 못한 대신 부회장과 CEO 등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적극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들은 전야제부터 취임식 이후 열리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 기조에 따라 성장 가도 갈림길에 선 국내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배타적인 무역정책이 되살아날 것에 대비해 전략적인 생존법을 모색하고 있다. 유통업계 총수들은 트럼프 밀착형 행보를 보이며 그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김범석 쿠팡 Inc. 의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등이 취임식 참석차 출국했다.
특히 정 회장과 김 의장 등은 취임식 이후 저녁에 열리는 스타라이트 무도회(Starlight ball)에도 나란히 합류한다. 국내외 VIP 인사들만 참석하는 대통령 취임 기념 무도회는 사령관 무도회와 자유의 취임 무도회, 스타라이트 무도회 등 3개로 나뉜다.
스타라이트 무도회는 소수의 인원만 초대받는 사교 무도회로 참석자들에게는 트럼프 대통령을 일대일로 대면할 기회가 주어진다.
미국 고위직 관료와 재계 관계자 등 핵심 인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는 5천여명으로 대부분 트럼프 일가와 친분이 있는 인물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트럼프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세 차례 이상 한국 방문 때마다 정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창업자인 김 의장은 지난 18일 트럼프 주니어가 주최한 비공개 리셉션에 참석해 장관 지명자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차기 내각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영하권 강추위로 취임식이 미 국회의사당 앞 야외무대에서 의사당 내 중앙홀(로툰다)과 옆 건물인 실내경기장 아레나로 바뀌면서 당초 25만명이 참석하기로 했던 인원이 2만여명으로 크게 줄었다. 실제 취임식이 진행될 로툰다에는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과 상·하원 의원, 세계 주요 국가 대표들만 입장하고 정 회장과 김 의장은 아레나에서 취임식을 지켜볼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 취임식 입장권은 현지에서 재배포됐는데 한국에서는 조현동 주미대사가 유일하게 로툰다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으로 꾸려진 방미단은 실내 취임식에는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의원들은 ‘트럼프 직관’은 어렵게 됐지만 정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등 의원외교를 통해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현지시간 19일 오후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과 만나 한미관계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나누고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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