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저가 차액도, 무료반품도 떠넘겼다…쿠팡 셀러의 '눈물'

2026-01-01

쿠팡 셀러(판매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3370만 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매출은 급락했는데 ‘최저가 마케팅’에 따른 비용 전가 정책을 고수해서다.

1일 중앙일보가 쿠팡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하는 셀러 10명을 인터뷰했더니 지난해 12월 매출이 전달과 견줘 평균 15~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에서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신모씨는 지난달 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달(지난해 11월)보다 1억원가량 줄었다. 광고비는 같은 기간 5% 늘어나 5000만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일평균 노출 수와 클릭 수는 각각 3%, 11% 감소했다. 또 다른 셀러인 김모씨는 “연말 대목인 데도 평월보다 못한 수준”이라며 “입점해 있는 쇼핑몰 5곳 중 쿠팡의 매출 비중이 30%가량이라 어쩔 수 없이 밤잠만 설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셀러들은 쿠팡의 ‘자동 최저가 맞춤(다이나믹 프라이싱)’ 마케팅 때문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다이나믹 프라이싱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쿠팡과 경쟁 업체에서 판매되는 특정 제품의 금액을 자동 검색하고, 쿠팡이 즉시 최저가로 수정하는 기법이다.〈그래픽 참조〉 가령 쿠팡에서 1만원에 판매 중인 사탕이 있는데, 경쟁 A쇼핑몰에서 6000원에 할인 이벤트를 하면 쿠팡 판매가가 자동으로 5900원으로 내려가는 식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모두 셀러 몫이라는 점이다. 애초 판매가격(1만원)과 자동으로 조정된 가격(5900원) 간 차액 4100원은 ‘차질금액’이라고 불리며, 셀러가 쿠팡 측에 송금하게 돼 있다. 쿠팡이 자동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여기서 발생한 손실을 셀러에 전가하는 기형적인 구조인 것이다. 컬리·11번가 등 경쟁 업체도 최저가 맞춤 마케팅을 도입하고 있지만, 차액은 회사가 전액 지원하고 있다.

쿠팡에서 한해 2억~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셀러인 박모씨는 지난해 11월 차질금액으로만 250만원가량을 부담했다. 월평균 2000만원어치를 판매하는데 그 중 12% 이상을 차질금액으로 지불했다는 얘기다. 박씨는 “처음 계약할 때 쿠팡 측이 최소 마진율을 고정해 놓는다”며 “(차질금액 부담이) 부당하다고 여겼지만, 쿠팡의 매출 비중이 커서 도리 없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셀러들은 다른 쇼핑몰에서 지원금을 주겠다고 해도 거절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만큼 쿠팡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 B업체의 마케팅 담당은 “이전에는 지원금을 늘려 달라고 읍소하던 셀러들이 요즘엔 할인행사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청하기 일쑤”며 “알고 보니 쿠팡의 차질금액 요구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열린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도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부분을 지적하자 윤혜영 쿠팡 감사위원은 “셀러 마진은 공급가 협상을 위한 일반적 유통회사의 절차이고, 성장장려금 역시 대규모유통업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는 즉시 엄중히 조치하고, 향후 동일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상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쿠팡은 앞서 2017년과 2019년 셀러에게 광고비 부담 전가, 판매장려금 약정 절차 위반 등이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셀러들은 반품 부담도 호소했다. 쿠팡 유료 멤버십인 ‘와우회원’은 조건 없이 무료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셀러들이 택배비용을 내는 ‘판매자로켓’ 제품에도 적용된다. 현재 쿠팡에서 직접 판매하는 셀러는 25만 곳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쿠팡의 셀러 유료 멤버십인 ‘로켓그로스 세이버’(월정액 9만9000원) 가입 독촉을 자주 받는다. 회원이 되면 판매자로켓 반품 회수·재입고 비용 등이 제공되는데 조건 없는 반품에 따르는 부담은 셀러 몫이다.

세이버 회원인 쿠팡 셀러 한모씨는 “지난달 환불 3건 중에 실제 제품 회수는 1건에 그쳤다”며 “조건 없는 환불에, 환불 비용을 전액 판매자에게 부담하는 방식은 어떤 쇼핑몰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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