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IPTV방송협회와 IPTV 3사(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가 'IPTV 통합 시청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고도화된 시청 데이터를 제공하고, 방송 산업 전반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연내 정식 출시를 목표로, 현재 플랫폼 기획과 시스템 개발이 병행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협회와 IPTV 3사는 최근 지니TV, Btv, U+tv 등 각 사 셋톱박스에서 수집한 전수 시청 데이터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기 위한 정합성 검증을 마쳤다. IPTV 3사가 수집해 온 시청 이력은 각각 수집 방식과 항목 구성에 차이가 있었는데, 이를 하나의 분석 체계로 통합하기 위해 데이터 포맷과 시간 단위, 이벤트 정의 등을 맞추는 정제 작업이 이뤄졌다.
이 데이터를 실제 분석에 활용할 수 있을 만큼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측정 정확도에 대한 추가 점검 절차에 들어갔다. 데이터를 맞추는 수준을 넘어, 정밀도 확보가 핵심 과제다. 이러한 기반 작업이 일단락되면서, 현재는 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한 통합 시스템 개발 단계로 전환한 상태다.
플랫폼이 구축되면 기존 시청률 조사의 한계를 넘어, 개인 단위의 실사용 기반 데이터에 근거해 보다 정밀한 시청 행태 분석을 가능케 한다. 콘텐츠별 도달자 수, 평균 시청시간, 시청시간 점유율 등 정량 지표는 물론, 리모컨 조작 이력과 채널 전환 패턴 등 정성적 요소까지 포함된다. 이를 통해 가구 단위가 아닌 '시청자' 중심의 분석이 이뤄지며, 시청 패턴 클러스터링이나 콘텐츠 선호도 분석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광고 영역에서는 이 데이터가 실질적 지표로서 활용될 수 있다. 광고 노출 구간의 시청 유지율, 전환 시점 분석 등을 통해 캠페인별 투자수익률(ROI)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고, 프로그램별 시청률과 광고 매출 간 상관관계도 도출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표본 패널 기반 시청률 조사로는 얻기 어려운 분석 수준으로, 광고주와 PP업계 모두에게 전략적 판단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셋톱박스를 통한 시청 데이터는 수백만 단위 가입자 기반에서 수집되며, 시의성과 규모 측면에서도 기존 닐슨 시청률 체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정량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시청률 지표를 독점적으로 제공해온 닐슨코리아의 패널 기반 조사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정량적 성과 도출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도 높은 시청 데이터를 통해 방송 콘텐츠의 실제 경쟁력을 가시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방송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제고와 광고시장의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