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회원 3000만명’ 비씨카드, 민간 소비지표 내놓는다

2025-04-29

국내 최대 카드 결제망을 보유한 비씨카드가 금융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소비동향지수를 내놓기로 했다. 개개인의 결제 내용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만큼 정부의 공식 경제지표에 선행하는 경제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비씨카드 신금융연구소는 ‘비씨 기본소비지수(가칭)’ 개발에 착수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이 개인 체감 경기에 따른 소비심리 추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어 참고할 수 있는 범용 소비지표를 만들 방침이다.

비씨 측은 각종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지수를 산출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업종 구분 △산출 주기 △활용 데이터 범위를 확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내 첫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국내 최대 결제망을 보유하고 있어 데이터 활용과 분석에 최적화된 금융사로 꼽힌다. 최원석 비씨카드 사장이 회사를 단순한 카드사가 아닌 데이터 전문기업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점도 이 같은 맥락 때문이다. 최 대표는 금융정보 유통 업체 에프앤가이드 금융연구소 출신으로 국내 최초로 금융상품 통합 평가 엔진을 개발한 데이터 전문가다. 비씨카드 사장에 오르기 직전에는 에프앤자산평가 대표를 지냈다.

최 사장은 데이터 분석 및 가공 역량을 고도화해 국내 최고의 데이터 컨설팅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씨카드는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가명정보결합전문기관으로 인정됐다. 이 밖에 △기업정보조회업 △데이터 전문기관 △마이데이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지정 등 정부 인가의 데이터 사업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 중이다.

비씨카드 결제망을 활용하는 유효 개인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088만 명으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2916만 명)보다 많다. 연계 가맹점 수는 348만 곳, 연간 결제 승인 건수는 59억 건에 이른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광범위한 결제망 구축으로 데이터에 대한 높은 신뢰도와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 특정 소득층에 편중된 다른 금융사 데이터와 달리 비씨카드는 지방은행과 핀테크 기업, 저축은행의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정밀한 소비동향을 산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카드사 측의 설명이다.

비씨카드는 지난해까지 소비동향 월간 분석 보고서 ‘ABC 리포트’를 발간한 바 있다. 이 경험을 통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소비지수를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구체화된 분석 데이터를 활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에서는 마스터카드가 산출하는 소비동향지수인 ‘스펜딩 펄스(Spending Pulse)’가 널리 쓰이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네트워크 내 거래 데이터를 중심으로 현금과 수표, 기타 카드 결제 등을 모델링해 매달 지표를 산출하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과 투자은행(IB)은 소비 관련 미국 상무부 데이터나 국내총생산(GDP) 예측을 위한 해당 지수를 선행지표로 활용하기도 한다.

국내 카드사들도 최근 자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올해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의 신용능력을 평가하는 기업정보조회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경기 위축으로 점점 본업에서의 입지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결제 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사업으로 수익 기반을 확대해나가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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