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내륙 송유관이 수개월 내 폐쇄될 위험에 처하면서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일부 정유사들에 대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만성 적자로 재정 압박을 겪고 있는 송유관 운영회사 크림슨 미드스트림(Crimson Midstream LLC)은 주정부에 요금 인상 등 긴급 구제를 요청했다.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주요 송유관 폐쇄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문제의 송유관은 베이커즈필드에서 북부 캘리포니아 정유소로 원유를 실어 나르는 '샌파블로 베이 송유관(San Pablo Bay Pipeline)'이다. 크림슨은 해당 송유권 운영으로 매달 200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모회사 코어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 트러스트(CorEnergy Infrastructure Trust)의 로버트 월드론 최고경영자(CEO)는 개빈 뉴섬 주지사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현 상태를 "심각한 재무적 곤경"이라고 적었다.
월드론 CEO는 "최근 지역 내 원유 수송 흐름이 로스앤젤레스 일대 정유소로 향하는 경쟁 송유관 쪽으로 예상치 못하게 급격히 전환되었다"고 설명하고, "송유관은 일정 수송량을 유지하지 못하면 단위당 운영비가 급격히 높아져 경제성이 사라진다"고 호소했다.

샌파블로 베이 송유관은 발레로 에너지(종목코드: VLO)의 베니시아 정유소와 PBF 에너지(종목코드: PBF)의 마르티네즈 정유소에 원유를 공급한다. 이 두 정유소는 캘리포니아 정유 능력의 약 20%를 차지한다. 9일 뉴욕증시에서 발레로와 BPF의 주가는 각각 2.06% 및 6.02% 하락했다.
서부 석유협회는 이미 지난해부터 센트럴 밸리 원유의 생산 감소세가 송유관 폐쇄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월드론 CEO는 "해당 송유관이 폐쇄될 경우 이들 정유소는 해상 수입 원유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하루 약 1만5000 배럴의 원유를 탱커 트럭으로(육로로) 수송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물류비 증가뿐만 아니라 교통·환경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샌파블로 베이 송유관을 운영하는 크림슨은 주(州)정부에 송유관 요금 37% 인상 등 긴급 구제책을 요청한 상태다. 월드론 CEO는 이런 단기 구제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올 가을 해당 송유관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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