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건설업계 '정중동'…"기대·우려 상존"

2025-01-21

트럼프 美 대통령 취임…중동 '강경'·에너지 '적극'

'비중 확대' 중동시장 물음표…우크라 재건 청신호

"석유·플랜트 등 전통 에너지 분야 긍정적 시그널"

[미디어펜=김준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거행하면서 ‘트럼프 2기’ 정부가 본격 출범했다. 건설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다방면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정중동의 자세를 취하는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중앙 원형홀)에서 취임식을 열고 미국 47대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시작했다.

임기 첫날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한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 각서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미국이 체결한 기존 무역협정을 재검토하고 자유무역협정 파트너 국가들과 필요하거나 적절한 개정을 권고하라고 지시했다.

또 ‘미국 에너지의 해방’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을 통해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와 천연자원’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라고 지시하고 전기차 의무화 폐지를 명시했다. ‘보편 관세’ 공약에 대해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것을 조속히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2기가 본격 개막하면서 건설업계는 다각도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정책 등에 비춰봤을 때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는 분위기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은 다소 우려되는 지점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사태 확전과 관련해 이전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강경책’을 예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 해외건설에서 중동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총 254개 사가 101개국에서 605건, 371억1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 중 중동지역 수주액은 185억 달러로 절반 수준에 달했다. 전년 대비 61%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주액을 달성했다.

해외건설 시장에서 중동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책으로 인해 중동 긴장도가 높아질 경우 신규 발주가 감소하고 프로젝트 지연 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표방하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저의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은 평화 중재자이자 통합자로서 역할이 될 것”이라며 모든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대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종식될 경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건설업계도 수혜가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민관협력을 통해 도로, 주택, 발전소 등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3년 현대건설은 보리스필 공항 확장공사 협약을 체결하고 우크라이나 전력공사로부터 1조 원 규모 송변전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 등 전통 에너지 분야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청신호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석유·천연가스 시추를 전면적으로 확대하겠다”며 가스·석유 생산 확대를 의미하는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구호를 인용했다.

해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에서 그간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석유 플랜트 등 전통 에너지 분야에 적극적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유가 등은 당분간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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